아침 4시 20분

오늘의 할 일

by 썸머

다시 열이 오르는 아이 체크하고 때에 맞춰 해열제 먹이고 돌보기. 작은방 책장 거실로 꺼내기인데 이게 일이 만만치 않다. 나야 신랑이 꺼내주면 정리하면 될 것 같아 어렵다거나 할 일이 많다고 느끼지 않지만, 신랑은 몇 시간 일거리라고 했다. 해보면 알게 되겠지. 사실인지 엄살을 피운 과장인지.

침대에 누워 있는 지금. 침대에 닿는 살갗이 더운데 해열제 먹은 지 10시간이 지난 아이가 열이 오르며 추워해서 선풍기를 못 틀고 있다.

4시 20분 알람에 일어나 아이 팔을 만져보고 이마부터 집어 보았다. 열이 있다. 새벽에 열이 오를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정말 다시 오르고 있다. 자는 동안 머리맡에 선풍기를 틀고 잤다. 열이 오르면 오한이 들어 추워하는 아이. 그래서 바로 선풍기를 껐다. 나야 내 책상처럼 쓰는 부엌 식탁으로 나가면 된다.

4시 20분 알람에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갔다. 부엌 형광등을 켜고 큰아이방 문틈으로 환한 흰 선을 보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책상 위에 놓인 라면먹은 흔적의 그릇과 쟁반을 들고 문옆의 방불 스위치를 끄고 나왔다. 그릇을 개수대에 담그고 어제저녁에 설거지해 놓은 그릇들 정리를 했다. 달그락달그락 소리에 작은 아이가 깨어 열린 앞베란다 문을 통해 거실로 나왔다. " 혼자 자기 무서워 같이 자주 세요" 부엌 설거지 뒷정리를 마저하며 건성으로 " 응" 대답을 했다. 준비되지 않았고 들어오고 싶지 않아 끌려오는 심정이었다. 그래서 달갑지 않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아이 재우러 들어올 수밖에. 들어와 체온기로 아이 체온부터 쟀다. 한쪽 귀는 36도 대. 한쪽 재고 기다리니 아이가 고개를 틀어 반대쪽 귀를 대준다. 37도대. 춥다며 꺼내 놓기만 하고 덥지 않던 여름이불을 온몸에 감싸 덥는다. 그리고는 너무 추워,라고 계속 말하고 있다. 다시 열이 오르려는지 한기 들어하는 게 보인다. "너무 배가 아파요"까지. 이번에는 배앓이도 하나 보다.

편도가 부으면 며칠씩 열이 나는 작은 아이. 그러고 보면 큰 애가 건강했구나. 열나면 하룻밤 까무룩 자고 새벽 되면 서서히 열이 떨어졌으니까. 하루 이상 열이 난 적이 없던 거 같은데 작은 아이는 이번달 들어서도 편도가 부어 39도 이상 고열이 며칠씩 간다. 이달 초에 그랬고 지금도.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아이 열나는 게 제일 무섭다. 작은 아이 어릴 적에 열이나 힘들었고 걱정됐고 무서웠다. 시간이 지난 지금, 그때 혹시 잘못된 건 아닌가 싶은, 마음을 다 놓지 못한 걱정이 아직 있다.

그래도 해열제 먹이면 열이 금세 떨어지고 다 낳은 듯이 잘 논다. 유치원에 가면 에어컨과 선풍기가 춥다고 했다. 어제 책 정리 하려고 유치원에 보냈는데 오후 3시 무렵 원장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아이 열이 난다고. 같이 데리고 있을 걸. 유치원 에어컨 바람도 결리고 뛰어 모는 것보다 집에서 쉬는 게 빨리 낳는다고 병원 의사 선생님이 말했는데. 청소가 뭐라고. 아이 있으면 아이책을 마음대로 버릴 수가 없어서, 편하게 정리하려고 보냈는데. 열 오른다는 전화받으니 미안하고 또 열 오르는 아이 신경 쓸 일이 생겼다 싶어 아이보다 내 걱정이다.

나는 아이보다 내 걱정이 많은 엄마 같다.


어제 쓰고 오늘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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