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1. 24. 토. Pm 1:02.
내 생일날. 왜였을까. 무언가가 계기가 되어 케이크를 구우러 나갔다.
며칠 전에 생일 겸 케이크를 만들어 볼까 하고 베이킹 책을 뒤적여 만들고 싶은 시폰 케이크 레시피를 찾아보았다. 15cm 틀 레시피. 내가 갖고 있는 건 18cm 틀. 오랜만에 만든다는 것에서 진입의 고비가 있는데 거기에서부터 할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방에서만 의욕 없이 지내는 중에 빵 만들려고 부엌에 나갈 마음이 선뜻 들지 않았다. 그렇게 책만 옆에 두었다.
만들자는 마음이 생겨 나갔는데. 오늘 왜 그랬는지 벌써 잊었다.
케이크 레시피만 있는 책에서 시폰 케이크를 찾았다. 그 책에는 16.5cm 틀 레시피 여러 개와 18cm 틀 레시피 1개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18cm 레시피는 단호박이 들어가는 거였고 계량에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16.5cm 틀 레시피를 기준으로 양을 조금씩 늘려서 만들었다. 노른자 3개를 4개로, 흰자 4개를 5개로, 설탕 55그람을 70그람으로 등. 나중에 노른자 하나 남은 것도 넣어 남기지 않고 다 썼다. 그전에도 남은 흰자와 노른자는 열심히 다른데 사용하기보다 버리기 일쑤여서. 계량을 변경한 융통성이 남은 것을 더 넣게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시폰케이크. 다 구워졌는지는 작은 아이 말로 알 수 있었다.
"맛있는 냄새나"
꼬챙이로 찔러보아 묻어 나오지 않은 때, 180도에서 45분 정도 구웠다. 오래된 가정용 컨벡션 오븐은 온도가 낮은지 색이 잘 나지 않는다. 레시피에는 170도였는데 우리 집 오븐 온도가 낮은 것 같아 180도로 구웠다. 색도 익는 시간도 180도로 했을 때 잘 맞았다.
뒤집어 1시간 동안 식히고 썰어 주었다. 작은 아이의 반응이 기분 좋게 했다. 엄마가 한 케이크 중에 오늘 만든 게 제일 잘 된 거 같다고 했다. 너무 맛있어. 맛있는 거 많이 먹어서 엄마 생일이 제일 좋은 거 같다고.
천진난만하고 솔직한 말, 듣는 이로 하여금 진정 기분 좋게 해주는 말을 하는 아이가 있어 행복을 느끼는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