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1. 27. Am 2:13.
후무스를 만들어 먹으려고 산 닌자 쵸퍼. 땅콩버터도 만들 수 있어 마침 사둔 국산 땅콩으로 만들었다.
생땅콩인 줄 모르고 산 땅콩이었다. 풋내 나는 땅콩에 손이 안 가져 서랍장 안쪽에 보관 중이었다.
땅콩버터를 만들 생각에 만들기 방법을 찾아보고 오븐에 잠깐 구워만 주면 구운 땅콩이 된다는 걸 알았다. 아몬드도 호두도 캐슈너트도 피스타치오까지 1kg씩 구매해서 오븐에 구워 봤으면서도 땅콩은 만들어 본 적이 없고 생땅콩을 처음 접해보고 손이 안 갔을 뿐 구울 생각을 미처 못했다. 이제야 안 거지만 응용력 제로였다.
간단히 오븐에 구운 땅콩을 닌자 쵸퍼에 넣었다. 과열되지 않게 끊어가면서 꽤 여러 번 갈아서 곤죽 같이 흐르는 정도의 땅콩버터를 만들었다.
만들고 보니 하고 싶었던 걸 해서도 좋았고, 단순히 무언가 행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거 같았다.
그리고 꼬리를 물고 지난번 장 볼 때 사둔 마늘을 꺼내 다지기를 했다.
사 오던 날 마늘 다져서 얼려 놓아야지 생각을 하고선 의욕이 생기지 않아 냉장고 야채 칸에 한동안 넣어 두었다. 머리 한편에 '다져야 할 마늘이 있는데'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예비 전력 같은 에너지 낭비가 되고 있었다.
몸을 한번 움직이고 기계를 한 번 작동해 본 것이 다시 몸을 움직이게 했다. 머리 한편에서 무겁게 하던 해야 할 일 목록을 단숨에 해치워버렸다.
하고 나선 이렇게 간단한 것을 하지 않고 있었던 시간과 감정 낭비가 아쉬워진다. 생각하면 씁쓸한 뒷맛이 돈다.
하고 나서 깨닫는 것이 있다. 막상 하면 쉽다. 아무것도 아닐 만큼. 그런 경우가 자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