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 31. 토. Pm 11:03
이른 아침 식사. 아침은 보통 7시 전후에 먹는다. 오늘은 5시에 먹었다. 4시 넘어 배고파 부엌에 나가 준비해서 먹은 시간이다.
가장 먼저 먹고 싶은 생각이 든 무채를 썰었다. 위에 시금치를 씻어 올리고 멸치와 된장, 물 조금을 넣고 중불에 끓였다. 오늘은 추가로 표고버섯도 하나 넣고 청양고추도 하나 썰어서 넣었다. 그 위로 등심 돈가스 고기를 하나 올리고 현미콩밥도 올려 익히고 덥혀 먹었다.
야채샐러드에 동그란 당근은 어제 양배추채칼을 사고 시험용으로 몇 개 썰어본 거다. 요리에 쓰려고 담아두었다가 여기에 올렸다.
오늘도 후무스를 먹고 싶었다. 냉동실에 얼린 것뿐이라 오늘은 얼은 병아리콩만 꺼내 담았다. 샐러드와 따뜻하게 삶은 찐 야채들을 먹는 사이 녹은 병아리콩을 먹었다.
어제 처음 만들어본 쉬라즈 샐러드는 냉장고 안쪽에 넣어두었었다. 그곳이 냉기가 나오는 곳이고 그 앞에 둔 야채들은 얼곤 한다. 쉬라즈 샐러드도 살얼음이 끼었다. 꺼내 놓고도 찬 냉장고에서 밤새 굳은 올리브오일과 야채들을 먹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 냉장고에서 굳는 실험을 통해 굳으면 진짜 안 굳으면 가짜라고 하니 난 진짜 올리브오일을 먹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던 실험 같은 샐러드였다. 처음이라 실수를 했다. 덕분에 샐러드는 먹기 전에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짜야한다는 걸 알았다.
위의 '오늘도 후무스를...'를 쓰고 머릿속으로 '먹고 싶었다'까지 생각하고 일어나 부엌에 나갔다. 내일 아침에 먹을 후무스를 냉장고에서 꺼내 놓으려고 한 거였다. 삶은 병아리콩에 따뜻한 병아리콩 삶은 물을 섞어 만든 따뜻한 후무스가 맛있었다. 따뜻하진 않더라도 냉기는 빼고 싶어서 재료들을 실온에 꺼내두고 왔다. 바로 갈아서 만들 수 있게 병아리콩, 병아리콩 삶은 물(윗면이 젤리같이 굳어 있었다), 큐민가루, 소금, 간 검은깨를 쵸퍼에 넣고, 후무스를 떠먹을 당근을 꺼내놓고, 즙을 짜 넣을 레몬을 꺼내 놓았다. 싱크대 아래장에서 올리브오일만 꺼내 한 바퀴 둘러 주면 된다.
오늘 기록을 한 덕분에 내일 아침에 먹을 후무스에서 찬기운을 덜 수 있었다.
오늘 오전 6시 방온도. 이번 겨울에 보일러를 한 번도 틀지 않았다. 카디건을 껴입고 있을 만해서다. 겨울에 들어서기 전, 작년 여름에는 올겨울에 하루 종일 보일러를 훈풍지게 땔 생각이었다. 보일러비로 백만 원쯤 쓸까 계산해 보면서. 그런데 막상 겨울에 들어섰을 때는 보일러를 틀지 않았다. 춥지 않았고 보일러를 잘 틀지 않는 습관 때문이었다. 작년까지 작은 아이와 나와 둘이 지낸 안방만 저녁에 틀었었다. 지난가을부터 나와 아이가 자는 곳을 우리 집에서 가장 추운 아이방으로 옮겼다. 문을 열고 생활하고 있어 보일러를 틀지 않았을 수 있다. 문을 닫고 생활한다면 틀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문을 열어두어 이방만 틀 수는 없다. 보일러를 튼다면 거실도 부엌도 같이 틀고 열어둔 안방까지 틀어야 한다. 생각하지 않은 거 같은데 이런 생각으로 처음부터 틀지 않은 걸 수도 있다. 보일러를 아껴서 트는 습관이 보일러 켜는 걸 하지 않았고, 지내다 보니 어느 겨울처럼 지내고 있고, 우리 집은 겨울이 춥지 않은 집이라는 걸 다시 느끼고, 윗집 아랫집이 때는 보일러 덕분일까 하는 생각도 따뜻한 날 해보았다.
그중 오늘이 가장 추운 날. 어제까지 며칠은 16도로 올겨울 가장 추운 날(집안 온도 기준)이었다. 추워서 카디건을 2개 입고 있었다. 방 보일러 온도를 보고 처음 본 15도에 놀라 사진을 찍었다. 가장 추운 날을 오늘의 기록으로 남기려고.
토요일 아침. 금요일 저녁에 자기 전 아이가 내일 많이 놀아줄 수 있어라고 물어왔을 때 대답할 수 없었다. 오늘 언제 잘지 내 일정을 알 수 없었다. 자지 않더라도 놀아줄 기운이 있을지를. 그래서 아무 대답하지 않았었다.
오전 9시 넘어 자기 시작해 오후 3시에 눈을 떴다. 거실에서 놀던 아이가 눈뜬 나를 보고 배고프다고 했다. 어제 먹은 거를 해달라고 했다. 더 잘까 일어날까 저울질하다 일어나 부엌으로 나왔다.
식빵 2장이 들어가는 파이렉스 유리보관통이 프렌치토스트 만들 때 쓰임이 유용하다. 계란 2개를 깨고 우유를 반컵정도 넣고 계피설탕, 소금을 넣고 섞어 식빵 두장을 앞뒤로 재워주면 금세 반죽을 머금었다. 약불에 버터 두른 팬에 천천히 오래 굽는다. 식빵 두장이 포개지 않고 펼쳐 올라가는 직사각 접시에 담아주었다. 어제에 이어 이틀째 먹는 작은아이는 오늘도 맛있다고 했고 안쪽이 푸딩 같다고 했나, 뭐라고 했더라 , 어떤 표현을 했는데 8시간이 지나 생각하려니 떠오르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말하는 아이의 표현은 틀에 박히지 않은 신선한 표현이라 잊지 않고 기록해두고 싶은 데 그새 잊어버렸다.
3장이 먹고 싶다던 작은 아이에게는 한 장을 더 해서 3장을 해주었다. 2장은 바로 먹고 한 장은 놀다가 천천히 먹은 거 같다.
내일은 후무스를 해 먹으려고 새벽에 후무스를 불리고 오후에 자고 일어나 압력솥으로 삶았다. 그냥 병아리콩만 주섬주섬 한알씩 집어먹거나 오븐에 구워 먹을 때는 식감이 살아있는 게 좋아 냄비에 삶는다. 갈아서 만드는 후무스는 부드러운 게 좋아 엄지와 검지 손으로 살짝만 눌러도 으깨어지는 압력솥에 삶았다. 추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전기레인지 세기를 1로 낮춰 10분간 더 삶았다. 지난번에 이렇게 삶았을 때 능그러 질만큼 손으로도 쉽게 으깨졌었는데 이번에는 으깨어지면서도 단단함이 조금 남아있었다. 그래도 쵸퍼에 물과 레몬즙을 넣고 갈면 부드러운 후무스가 되는 건 같을 거니까 괜찮다.
병아리콩 700그람을 삶았다. 바로 해 먹을 거는 병에 닮아 냉장실에 두고 나머지는 한 번 분량씩 소분해 비닐에 담아두었다. 나누고 보니 냉장고에 3일 치 냉동실에 4일 치가 됐다. 병아리콩 100그람을 삶으면 220~30그램이 된다.
Ps. 11:55분에 글을 다 쓰고, 맞춤법 검사를 하고, 시작 부분부터 읽고 수정 중에 59분을 보고 발행을 눌렀다. 이미지 14장이 올라가는 걸 보여주는 막대기 점유율이 천천히 올라갔다. 오늘 올라가길 바라는 마음에 가슴이 조여와 눈을 감았다. 눈을 떠 시간을 보고 아직 59분, 이미지는 아직 7, 9, 11장 그리고 발행. 시간은 12:00, 방금이라고 떴다. 몇 초 차이로 오늘의 사진을 하루 늦게 올리게 된 거 같다.
뭐든 당하고서 깨닫는다. 늦었을 때, 잃었을 때, 실수했을 때, 놓쳐버렸을 때 등. 다음번에는 시간 보고 놓치지 않고 미리 올릴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