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2배

심심풀이 땅콩은 참말

by 썸머

26. 2. 1. 일. Am 6:53

새벽시간에 시장해져 왔다. 너무 이른 시간에 먹지 않으려고 조금 참았다. 참다 보니 잠시 괜찮아졌다. 6시에 먹으려고 5시 35분에 부엌으로 나갔다. 무나물 삶는 시간인 20분 정도면 아침 준비를 다 할 거 같았다.

아침 식사 준비가 끝나고 상차림 후 사진 찍은 시간이 6시 25분. 50분이 걸렸다.

무채 썰어 냄비에 넣고 마른 다시마 손바닥만 한 크기고 뚝 끊어 얹고 냉동실에서 마른 멸치와 다진 마늘 1조각을 꺼내 넣고 물을 조금 붓고 뚜껑을 닫았다. 전기레인지를 물이 끓어오를 동안 5단에 놓아다가 끓은 후 3단으로 줄여 끓였다. 무채가 거의 익어 갈 때쯤 현미밥을 올려 밥을 데웠다.

오늘 밥반찬으로 먹고 싶었던 배추나물 준비를 했다. 배추를 반가르고 또 한 번 반을 갈랐다. 1/4 포기가 많지 않아 보였다. 또 먹고 싶을 수도 있고 삶을 때 더 삶아두려고 남은 1/4 포기도 삶을까 하다 오늘은 오늘 먹을양만 준비하기로 했다.

웍에 물을 올리고 배추를 자르고 스텐볼에 양념을 만들었다. 청양고추 2개를 다져 넣고 된장, 액젓, 고춧가루, 깨를 넣어두었다.

배추 줄기가 두꺼워 보여 익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다. 한참을 삶아도 줄기가 줄어들지 않았다. 물에 잠기게 누르던 나무젓가락으로 배추줄기를 눌러보았다. 젓가락이 쑥쑥 들어가고 구멍이 숭숭 났다. 너무 삶아졌나 싶었다. 채반에 거르고 찬물에 씻는데 시금치 오래 데친 것처럼 배추가 흐물어졌다. 배추는 처음 삶아보았다. 보기와 달리 빨리 익는다는 걸 시금치 데칠 때 실패처럼 오래 끓이고 알았다. 오늘 아침 식사 준비하면서 배운 것 중 하나다. 오늘 요리하며 배운 게 또 있다. 그것은 나중에.

이 나물의 포인트라던 당근 볶기를 했다. 당근을 채 썰고 파를 채 썰고 달궈진 웍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 파, 당근을 넣고 소금 간을 해 중불에 볶았다.

찬물에 씻은 배추를 양념볼에 넣고 볶은 당근을 넣고 버무려 마지막에 참기름을 둘러 마무리했다. 맛있는 겉절이 나물이 된 거 같았다. 된장과 고춧가루가 섞인 주황색으로 물든 나물이 눈으로도 맛있어 보였다.

무채나물과 배추나물 만드는 웍과 같이 계란도 삶았다. 끓을 때 깨지지 마라고 미리 꺼내 놓았는데 안 꺼내고 바로 삶을 때도 깨지지 않던 계란이 깨졌다. 그럴 수도 있지. 예외도 있고. 잘못된 정보일수도 있고. 삶다가 터진 계란 한 개를 포함 계란 3개의 껍질을 까 반찬접시에 담았다. 포크로 계란을 으깨고 그릭요구르트를 크게 1스푼 반을 넣고 디종머스터드를 반 티스푼을 넣어 버무려 에그샐러드를 만들었다.

병아리콩에 넣을 레몬즙을 짜고 레몬즙을 짠 플라스틱 기구에 물을 담아 아침물로 마셨다. 후무스 재료가 담긴 쵸퍼에 다진 마늘과 레몬즙을 넣고 다지기를 했다. 퍽퍽해 보여 물을 조금 붓고 다시 돌렸다. 올리브오일을 빼먹은 게 생각나 넣고 마지막으로 돌렸다. 그릇에 옮겨 담고 쵸퍼는 씻어 두었다.

마지막으로 호두와 땅콩을 종지에 담았다.

상차림 후 사진을 찍고 방에 가지고 들어왔다. 꺼내둔 쉬라즈 샐러드를 잊은 생각이 났지만 이미 한상이 가득 채워진 거 같아 샐러드는 나중에 먹기로 했다. 레몬즙을 짜고 남은 속살을 먹는데 부엌에서 못 먹고 방에 가져와 먹었다. 이번 레몬은 숙성이 잘 돼 즙도 잘 나오고 많이 나오고 속살도 거의 시지 않다.


된장과 멸치 다시마로 끓인 무나물은 은은한 단맛으로 맛있었다. 처음 데쳐 오래 삶아 실수한 배추나물은 씹는 식감은 없었지만 한국식 케요네즈인 된장과 고춧가루의 조합은 실패가 없이 맛있었다. 에그샐러드는 첫 입에 지난번에 큰아이에게 에그 샐러드를 만들어 주고 맛없냐고 물었을 때 들었던 '셔'라는 말을 단박에 이해했다. 맛이 시큼했다. 맛있는 맛은 아니었다. 디종 머스터드 마저 조금 넣어 간도 심심해 더 맛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디종 머스터드도 산 소스라서 조금만 넣고 싶어서였다. 음식맛은 간을 너무 약하게 하면 맛이 안 난다는 거, 이게 오늘 아침 식사를 준비하면서 2번째로 배운 거다.

간 검은깨가 들어간 후무스는 역시 맛있었다.

오늘 가장 맛있었던 건 땅콩과 호두? 견과류의 맛이 가장 강력히 맛있는 거 같다. 심심풀이 땅콩이 역할은 톡톡히 한다.


당근으로 후무스를 떠먹고, 계란 샐러드를 먹고, 무나물과 배추나물에 밥을 먹는데 배가 불러왔다. 후무스도 반, 에그샐러드도 반, 밥도 조금 남기고 수저를 놓았다.

아침 준비하던 중 '준비시간은 2배'가 떠올랐을 때 이 제목으로 글을 써야지 생각했다. 배추 사진을 올리고 오늘 아침 준비하는 과정을 글로 쓰기 시작했다. 입가심으로 호두 하나 땅콩하나를 먹고 시작했다.

그런데 땅콩에 손이 자꾸 간다. 속으로 '이래서 심심풀이 땅콩이구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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