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의 목표는 아웃풋 많이 만들기였다. 무엇이든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안에다 그냥 간직하지 않고 밖으로 꺼내서 활용해보려고 노력했다. 처음으로 트레바리를 시작해서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부한 내용을 빈칸 노트로 정리하여 인출하는 연습을 하고, 회사에서 쓰는 보고서도 구조와 논리를 탄탄하게 구성하려고 노력했다.
보고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고, 트레바리에서 1년 동안 24개의 독후감을 썼고 소중한 인연들을 만났다. 아직 이직은 성공하지 못해서 공부한 내용이 빛을 발하지는 못했다. 현재 인생의 최우선 순위가 이직이기에 이렇게 쌓은 것들이 의미가 없어지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드는 순간이 있다. 퇴근 후, 주말 시간을 쏟아부어서 공부를 하는데 이 모든 노력이 깨진 항아리에 붓는 물처럼 다 사라지면 어떡하나.
야마구치 슈 작가의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를 읽고 아웃풋을 많이 만드는 일은 항아리에 쏟아붓는 일보다는 타석에 서는 일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웃풋의 질은 확률 분포를 따른다. 매우 뛰어난 결과물이 나올 확률은 본래 낮기 때문에 결국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시도 횟수를 늘리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긴 인물들을 보아도 그들은 질뿐 아니라 양에서도 압도적이었다. 피카소는 약 2만 점의 작품을 남겼고, 아인슈타인은 300편에 가까운 논문을 썼으며, 바흐는 천 곡 이상을 작곡했다.”
“뛰어난 아웃풋이 가져오는 리턴은 형펀없는 아웃풋으로 인한 손실보다 크다. 이 경우 가장 합리적인 전략은 가능한 한 많은 타석에 서는 것이다. 인생에서 중요한 KPI는 타율이 아니라 타석에 얼마나 자주 섰는가다.”
“성공과 실패 확률 자체는 인생 전체를 통틀어 보면 일정하지만, 실패가 초래하는 비용은 인생 후반부로 갈수록 커진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젊은 시절에 가능한 한 자주 타석에 서는 것이 합리적인 전략이다.”
“타율이 1%인 사람이 타석 한 번에서 안타를 치 확률은 당연히 1%다. 그러나 그가 100번 타석에 서면 적어도 한 번은 안타를 칠 확률이 63.4로 올라간다. 타율이 10% 라면 100번 타석에 섰을 때 단 한번도 안타를 치지 못할 확률은 0.1% 이하다. 결국 시도하다 보면 반드시 안타가 터질 가능성이 아주 높고, 한 번의 안타가 계속 다음 기회를 불러오며 인생의 흐름 전체를 바꿀 수도 있다.”
피카소도 2만 점의 그림을 그렸는데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결과물을 남겼나. 피카소라서 2만 점을 그린게 아니라 2만 점을 그렸기에 피카소가 된 것이 아닐까. 아직 나는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 결과를 관리하려 하기보다, 타석에 서는 횟수를 관리하려고 한다. 중간에 포기 하지 않고 타석에 계속 선다면 안타는 치는 일은 확률의 문제이니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결과보다 매일, 매주의 할 일에 집중하며 꾸준하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산출물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루하루의 “했다”들의 결과가 “해냈다”로 이어지는 순간을 맞이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