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장보기

아니? 무료배송이 100유로 이상이라고?

by 마리롱

아직 만삭은 아니지만 쌍둥이라 그런지 배가 커져서 걸어 다니기도 힘들거니와 무거운 것은 최대한 들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에 평소에 인터넷으로 장을 본다.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까르푸(Carrefour). 익숙한 이름이라 여기서 시키기로 했다. 4만 원 이상이면 무료로 쓱 배송받던 한국과는 달리 이곳의 무료 배송은 100유로 이상. 그렇지 않으면 8유로의 배송비를 내야 한다. 배달비가 만원이라니! 만원이면 살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 그렇지만 배달을 시키는 사람이 많이 없는지 배달 지정 시간은 늘 텅텅 비어있다. 그 외에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슈퍼에 걸어가 20유로 이하로 (한화 약 25,000원 정도만) 정도 가볍게 사 오는데 그러면 내가 딱 들고 올 수 있는 무게 정도인 것 같다.


배달 얘기로 돌아가자면 배달 아저씨는 항상 물품 종류별로 박스를 달리해서 가져오시는데, 그래서 많이 안 사도 박스가 6-8개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물은 2리터짜리 12병 쌀은 2kg짜리 3통. 과일과 채소가 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쌀도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것 같다. 1kg에 1유로짜리 쌀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Fallera라는 브랜드의 쌀도 조금 비싼 편임에도 불구하고 2킬로에 3유로가 안된다. 그리고 가끔 보면 서프라이즈 선물도 들어있다. 임산부인 것을 몰랐을 텐데 무알콜 맥주가 선물이다. 다크 초콜릿 한통도 덤으로 받았다. 뭐 하나 받으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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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푸 배달 박스와 Regalo - 레갈로는 스페인어로 선물이라는 뜻


해외에 살아도 한식을 자주 해 먹기 때문에 장이나 소스류가 필요하다. 마드리드에서도 물론 구할 수 있다. 교민이 운영하시는 한국 슈퍼도 있고, 중국 슈퍼도 일본 슈퍼도 있어서 필요한 재료를 구할 수 있다. 고추장 된장 쌈장 냉동만두에 심지어 두부와 콩나물도 판다. 현지 슈퍼에도 간장이나 굴소스를 팔고 신기하게 슈퍼 PB 제품으로 김자반과 김부각을 파는 곳까지 있다. 무료 배송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60유로 정도를 구입해야 한다. 배송이 저렴하고 빠른 건 역시 한국을 따라가기 어려운가 보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장류와 라면 등 비상식량까지 갖추어 당분간 걱정이 없다.


서울식품.jpg 이 모든 것을 스페인에서 샀다니! 놀라울 만큼 든든한 한국 식품


텅텅 비었던 팬트리가 맛있는 식재료로 가득 채워지는 순간 부자가 된듯했다. 스페인에 왔으니 이곳의 재료와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게 당연한 순서 인 듯도 했지만 온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고추장의 칼칼한 맛이 당길 줄이야. 그리고 이 먼 땅에서 가장 좋아하는 다담의 강된장 소스를 만날 줄 상상이라도 했나. 한국인의 소울 푸드 떡볶이도 해 먹고 불고기도 된장찌개도 해 먹을 수 있으니까! 태교가 별거 있나?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고 몸이 따뜻해져서 웃음이 실실 새어 나오는 순간이 바로 최고의 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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