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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summer Feb 19. 2022

크느라 고생했다.

엄마가 된 여자

아이를 재우고 미뤄둔 일들을 하려고 가만히 식탁에 앉았는데

문득 아이가 또 보고 싶어 사진을 뒤적여보다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눈, 코, 입, 이마, 뒤통수... 어머, 귀까지 예뻤네'

어느 것 하나 예쁘지 않은 곳이 없다.


내 딸이 정말이지, 진짜 예쁘다.


이제 복직하기 전에 너와 온전하게 단 둘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단 며칠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니 섭섭해진 것일까.


내 딸이 이렇게 예뻤나.

여전히 미운 두 살에 똑같이 울고, 보채고, 징징대고, 하는 말마다 "시어"라고 속을 뒤집어 놓는데.


얼마 전엔 아이가 징징대는 소리에 못 견뎌 세탁기 밑에 웅크리고 앉아 혼자 울던 나인데.


나를 바라보는 아이의 반짝이는 두 눈이,

나에게 줄 사랑으로 터질듯 발그레한 두 뺨만이 보인다.


... 내가 컸나 보다.

크느라 고생했다. 나.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을 담아- 엄마의 주책을 끄적였다. 엄마 키워줘서 고마워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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