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가 된 여자 -200일째-
나는 왜 물 안 줘?
누가 들으면 물 한 방울 안 주는 계모인 것처럼 첫째가 서럽게도 물어본다. 어린이 집에서 픽업하고 집에 가는 길. 아이 걸음으로 가면 40분은 걸리는 먼 길이라 집에서부터 유모차에 줄곧 묶여 따라와야 했던 둘째가 보채기 시작하니 목이 마를까 빨대컵을 건네었던 차였다.
사실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첫째를 위해 미리 얼음물도 준비했었는데… 산후 기억력은 지구밖으로 던져놓은 지 오래라 까먹고 왔다.
이런 엄마 마음은 모르고 그저 동생만 챙기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 그 마음 어찌 모르리.
그래도 가시돋힌 표현방식에 콕 찔려버렸다.
그런‘식’으로 말해본 적 없는 아이라 더 쇼킹했던 것 같다.
-에바야 그냥 엄마 나도 목말라요 물 주세요 하면 되는 거야 엄마한테 네가 항상 첫 번째인 거 알지? 엄마가 네가 원하는 거 있으면 어떻게든 해주려고 노력하는 거 알면서 왜 그렇게 말해
“… 물 주세요”
-너 차가운 물 좋아하지? 네가 목이 마르다면 엄마가 기꺼이 편의점 들어가서 사주지. 편의점 가자.
우물우물 거리는 아이에게 증명이라도 하듯 일부러 과장된 제스쳐를 취하니 고새 마음이 풀렸나보다. 남들은 편의점 한번 데려가면 사달라는게 많아서 목표물까지 당도하기 힘들다던데.
언제나 그랬듯 엄마와 약속한 것만 딱 골라서 나오는
우리 딸. 지구밖으로 던진 기억력 다시 어떻게든 끌고 와서 말로만 전하는 사랑이 아닌 직접 보여주는 사랑을 실천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