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일상과 여행 사이

프롤로그

by 봄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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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오기 전, 영국에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 건 아니었지만 많은 생각을 했다. 첫째, 워홀의 목표. 2년이란 시간은 충분히 긴 시간인데, 그동안 뭐라도 좀 얻어 와야 되지 않나 싶었다. 이것저것 큰 목표를 정해 보기도 했지만 너무 막연한 꿈이었고, 내가 가볍게 정한 목표는 영어 늘리기, 여행 많이 다니기였다. 둘째, 런던에 살아야 할지, 다른 도시에도 살아 봐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사실 워홀을 영국에서 하기로 한 건 영국 발음에 푹 빠졌기 때문인데, 워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워낙 다인종, 다문화 도시인 런던에서는 영국 친구를 사귀기는커녕 영국인을 보기도 어렵다는 말이 많았다. 반면 에딘버러나 맨체스터 등 다른 도시들에선 영국다운 영어와 그들의 문화를 접하기가 비교적 쉽다고 했다. 난 결국 우선 1년 동안 런던에 살아보고 그 후의 일은 그때 결정하기로 했다. 셋째, 영국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영국에 오기 전 한국에서의 내 직업은 영상 번역가였다. 그래서 영국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나머지 시간엔 번역을 하려고 했다. 인터넷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살릴 수 있고, 솔직히 더 큰 이유는 경력이 단절되는 게 무서웠다. 어떻게 버텨 온 3년인데… 그런데 생각해보니 영국까지 갔는데 혼자 방 안에 처박혀 번역하는 건 어리석은 짓 같아서 영국에 있는 2년 동안은 번역보다는 영어 실력 늘리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왕 영국에서 일하는 거 내 경력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번역 회사를 알아봐야 하나, 일반 사무직을 알아봐야 하나, 한국에선 해보지 않은, 한국에선 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해볼까, 나한테 익숙한 서비스직에서 일해야 하나 등등 많은 고민을 했다. 넷째, 영국에 오기 전부터 영국에 가면 내 일상을 꼭 기록하고 싶었다. 내 이야기를 담은 책을 쓰고 싶기도 했고, 런던의 숨은 명소를 소개하는 가이드북, 내 일상을 영상으로 만든 브이로그, 블로그에 간단히 남기는 일기 등 하고 싶은 게 많았다.


그토록 오고 싶었던 영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계획한 것들은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 기록으로 남겨 보려 한다. 영국에서의 삶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미래의 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