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친구들과의 취미 커뮤니티, 소모임

by 박여름
관심사 기반 동네친구 모임앱


'소모임'. 제공하는 서비스에 충실한 이름의 이 어플은 말 그대로 동네 친구들의 소모임 커뮤니티다. 그저 적은 사람들과 도란도란 취미생활을 함께 하고 싶으셨던 분들, 오프라인 모임 한 번 갖겠다고 서울까지 가고싶진 않으신 분들, 생각보다 높은 가격대의 참여비에 머뭇거리셨던 분들께 이 플랫폼을 추천드린다. 모임장으로서 장기간 활동하기도 했고, 모임원으로서도 알차게 이용하고 있기에 다방면에서 드릴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모임장으로서

1. 계기

트레바리에서 두 번째 참여했던 모임이 끝났을 무렵, 나는 새로운 독서 모임을 찾고 있었다. 주말보다는 평일에 근처에서 할 수 있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기왕이면 참여비도 저렴한 것으로. 그렇게 적합한 플랫폼을 찾다보니 발견한 게 '소모임' 어플이었다. 물론 서울에 모임이 제일 많긴 하지만 내가 사는 지역에도 몇 개의 모임이 개설되어 있었으며, 참여비도 회당 5000원 내외로 저렴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등산, 보드 게임, 봉사, 친목 등 다양한 분야의 모임들 중에서 딱! 독서 모임만 없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이 지역 최초의 독서 모임을 만들 것인가, 말 것인가? 감투를 쓰는 걸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독서 모임 경험도 별로 없는 내가 독서 모임을 잘 이끌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 깊어질 무렵 든든한 지원군이 나타났다. 직장 동료이자 친한 친구인 O양(트레바리를 추천했던 그 친구)이 함께 독서 모임을 운영해주겠다고 나섰으며, 뒤이어 도파민에 목마른 또다른 직장 동료인 B군까지 운영진으로 섭외할 수 있었다. 혼자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장장 2년에 걸친 독서 모임이 그렇게 시작됐다.



2. 운영 방법

"망하면 뭐 어때!"라고 자신 있게 외쳤던 나였지만, 진짜 허무하게 망하진 않았으면 했다. 최소한의 틀은 갖출 수 있도록 몇몇 독서 모임들을 다니며 운영 방식을 알아보았고 필독 공지사항과 대략적인 계획들을 정리했다. 사람들이 보고 호감을 느낄 수 있도록 '미리 캔버스'의 힘을 빌려 깔끔한 대문 이미지도 만들었다.


상위 고정해두었던 공지사항들의 예. 일정은 매달 초 달력에 표시하여 올렸고, 전체 공지사항은 가입 후 필수로 읽도록 했다.


모임의 종류는 총 세 개: 일반 독서 모임, 지정 독서 모임, 서브 활동 모임. 각자 읽은 책을 들고 와 소감을 나누는 일반 독서 모임은 때때로 책의 주제나 장르를 미리 정해주기도 했다. 지정 독서 모임은 매달 하나의 책을 선정하는데, 참여자들 중 랜덤으로 뽑힌 2명이 3~4개의 발제문을 써오고 그에 맞게 독서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마지막으로 서브 활동 모임은 자유도가 제일 높은 모임으로, 카페 나들이, 방탈출, 단체 게임, 글쓰기 등을 진행했다. 독서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바탕이 되었으면 하여 독서 모임에 한 번 이상 참여해야만 서브 활동 모임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매달 어플에서 모임을 운영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14,850원이었다. 사실 혼자 부담해도 괜찮았으나, 예상보다 모임원이 많이 모여준 덕에 이마저도 부담할 필요가 없어졌다. 내 독서 모임의 경우 참여비로 3천원 가량을 받았고 어플 비용을 제외하고 남는 돈은 모아두었다가 최다 참여자에게 소정의 상품을 제공하거나 게임 상품을 사는 데 사용했다. 나를 포함한 운영진들에게 정기적으로 주어지는 수고비는 없었지만, 모두 독서를 사랑하는 마음과 모임에 대한 애정으로 기꺼이 운영에 동참했다. 다시 생각해도 참 감사한 마음이다.


3. 장단점

'소모임' 어플에서 모임장으로서 독서 모임을 진행하면서 좋았던 점들 중 하나는 나만의 스타일로 모임을 운영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주로 내가 편한 장소, 편한 시간, 읽고 싶은 책을 골라 모임을 열 수 있었고, 사람들과 같이 하고 싶은 활동이 생겼을 때 인원을 모으기도 수월했다. 독서 모임 자체가 주는 장점도 컸다. 독서 모임을 열기 위해 한 달에 최소 4권 이상을 읽었고 여러 장르를 고르게 읽게 됐다. 같은 작품을 바라보는 다각도의 시선들을 알게 되는 것도, 모임을 거듭하며 결이 비슷한 모임원들과 가까워지는 것도 즐거웠다.


그러나 '소모임' 어플만을 활용하여 모임을 운영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우선, 어플 자체가 제공하는 게시판, 사진첩, 채팅의 세부적 기능이 미비하다. 게시판의 경우 글을 쓸 때 사진 첨부 갯수에 제한이 있으며, 외부 링크를 연결하기도 불편하고, 휴대폰에 있는 파일을 첨부할 수가 없다는 게 큰 단점이다. 현재 나는 독서 모임을 다른 분께 넘기고 글쓰기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플 안에서는 모임원들끼리 쓴 글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기가 마땅치 않아 적절한 방법을 모색 중에 있다. 사진첩은 종류 구분 없이 나열되는 단순한 앨범 형식이다. 사진의 목적과 종류에 따라 나눠 올리고 싶은 분들께는 아쉬울 수 있는 점이다. 채팅 또한 말 그대로 '채팅'의 기능만을 제공하기에 휴대폰 파일을 업로드 한다거나 외부 링크를 바로 연결한다거나 하는 추가적인 편의성은 없다. 이런 점들로 인해 처음 독서 모임을 시작할 때는 카카오톡 오픈 톡방을 따로 만들어 그곳에서 모임원들과 주된 소통을 했었다.


모임원 모집이 '소모임' 어플 사용자만으로 한정된다는 것도 단점이다. 소모임 어플 이용자를 정확하게 가늠할 수는 없으나 카카오톡 오픈 톡방과 같이 전국민적인 어플에 비해서는 사용자 수가 적고 접근성도 떨어진다. 그리고 20~30대의 나이대가 주류라 좀 더 넓은 나이대를 타켓층으로 잡는다면 적합하지 않다. 개인적인 경험상 카카오톡 오픈 톡방이 나이대가 가장 넓었고, 당근 어플의 소모임은 나이대가 높은 편이었다.


혹시 모임장으로 소모임을 개설할 예정이라면 이런 점들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4. 소감

다사다난한 2년이었다. 모임이 커질수록 꼼꼼히 관리하기가 어려웠고 별의별 사람들이 오가면서 차마 다 담을 수 없는 일들도 많이 생겼다. 즐거운 일들만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낯선 지역에서 심심했을 2년이 빈틈 없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졌으니 어찌보면 행운이고 행복이다. 내 안의 숨겨진 리더십을 찾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



모임원으로서

1. 건전한 모임 찾는 법

모임장으로서의 이야기는 했으니 이번엔 모임원으로서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다양한 모임이 있는 만큼 다양한 사람들도 가득한 이 어플의 세계에서,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모임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여기서 말하는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모임'이란 친목보다는 본래의 목적인 취미 활동에 초점을 맞춘 모임, 건전한 목적과 사회적 태도를 가진 모임원들이 대다수인 모임을 말한다. 소모임을 하며 만났던 분들께 듣기로 다른 모임들에 사이비, 연애(혹은 하룻밤 관계), 가게 홍보 등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고, 무례하거나 비상식적인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모임에 참여하기 위한 허들이 높지 않아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모이는 듯도 하다.


건전하고 체계적인 모임을 찾는 팁은 간단하다. 일단 흥미가 가는 소모임에 들어가 공지사항을 본다. 모임 규칙을 포함한 공지가 지나치게 엄격하고 깐깐해 보인다면, 그 모임이 적격이다. '소모임' 어플은 지금까지 소개드렸던 플랫폼과는 다르게 회사가 아닌 개인이 소모임을 개설하고 이끌어가기에 모임장의 역할과 역량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무른 모임장이 이상한 사람들을 잘 쳐내지 못하면 좋은 사람들이 여럿 떠나고 이상한 사람들만 남는다. 그렇기에 애초에 깐깐하고 칼같은 모임장과 엄격한 규칙이 있는 모임이 좋다.


더불어, 사진첩도 모임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이 무엇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자세히 보면 모임장의 운영 방향이 보인다. 초점이 취미 활동인지, 친목인지. 모임장을 비롯한 모임원들의 결이 어떤지도 대략 파악할 수 있다. 갓 시작한 모임이라면 사진이 없을 수도 있으니 이럴 땐 모임장의 게시글들을 더욱 꼼꼼하게 보는 게 좋겠다.


2. 지금 나의 '소모임'

현재 나는 장기간 진행하던 독서 모임을 다른 분께 넘기고 다른 독서 모임의 모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확실히 모임장일 때는 모임을 운영하는 게 또다른 업무로 다가와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았는데, 모임원이 되니 신경쓸 부분이 적어 편하다. 내가 모임장이었다면 선정하지 않았을 책들을 읽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잘 몰랐던 책들, 친숙하지 않은 장르의 책들을 읽어가며 나조차도 몰랐던 흥미를 찾게 됐다.



앞으로도 '소모임' 어플은 내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소모임' 덕에 낯선 지역에서 공통 관심사를 가진 동네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었으며, 다른 지역으로 주거지를 옮겨도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확신이 생긴다. 나와 비슷한 상황의 2030 여러분들께 추천드리는 플랫폼. 약간의 경계심은 가지시되, 설레는 마음으로 도전해보시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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