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끝은 없다고들 했고 나 또한 그렇다 믿었다.
허나 홍콩식 식당에서 세 가지 요리를 먹으며,
눈물을 삼키고 삼켜보다 꽉 차올라버려 떨구며,
나는 네가 부족해서가 아닌 내가 이기적이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탓에 널 따라 타지 생활을 할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너는 자기도 그렇게 생각을 했을 거라 이해된다며, 네 결정은 네가 제일 잘할 것이기 때문에 잘 결정했을 거라고,
한 가지 아쉬운 건 자신의 존재가 나의 두려움을 뛰어넘게 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나, 그 조차도 자기가 그 확신을 주지 못하게 행동했을 탓이므로 되려 스스로에게 아쉽다며,
그렇게 담담하고 애틋한 끝을 마주하고 나니
이 마무리는 나름 아름답다고까지 느껴졌다.
어쩌면 인연이라면 언젠가 다시 닿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는 그의 말이,
위안이 되고 심리적으로나마 이별을 유예시켜주어서일까.
치, 만날 때 늘 이렇게 성숙하지.라는 야속한 맘이 안 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마지막을 이렇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을 내가 만났었구나 하며,
이 정도 감사한 맘이 드는 게 어디야 -라고 하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삼 년 반의 시간이 이렇게 저물고,
내 인생에서 참 아름다운 한 챕터가 지나간다.
끝자락 아름다운 여운을 남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