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의 어느 고독하고 한심한 날

그랬던 나를 기억하며

by 여름

대학교 1학년의 어느 날이었다. 그날따라 내게 버거운 과제가 주어졌다. 게임 제작 과제였는데, 당시 아직 친해지기 전이었던 동기들은 잘 해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게 사실인지도 모른 채 나만 뒤처지는 느낌이었다. 다들 과제를 마치고 슬슬 집에 가던 분위기 속에서, 나만 혼자 남아 동기들의 도움을 받았다. 그때만큼 내가 초라하고 한심하게 느껴졌던 순간도 없었다.


어영부영 과제를 마치고 학교를 나서는데, 하늘에선 비가 질척질척 내리고 있었다. 왈칵 눈물이 났다. 동기들과 친해지지 못 해 혼자 다니는 것도, 과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것도 억울하고 부끄러웠다. 집으로 향하는 길, 한참을 엉엉 울면서 집으로 향했다.


그로부터 2년 후, 지금 나는 동기들과도 많이 친해졌다. 전공과 잘 맞지 않는다 고민하던 나도 어느새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그날은 유난히 생생하다. 유난히 많이 내리던 비, 초라하고 한심하게 느껴졌던 나, 그런 내가 흘린 눈물이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나는 그 외로움 속을 분명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었다. 이건 한 순간이라고, 어떻게든 지나갈 거라며, 묵묵히 내일을 준비하며 눈물을 흘려보냈다. 그 때 당시, 뭐든 잘 하는 것 없이 한심하다고 느꼈던 내 스스로가.


그때는 몰랐고, 그래서 한심하다고 생각했지만

난 분명 그때도 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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