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봄을 보내며, 1편

유난히 잔인했던 2025년 4월을 기억하며

by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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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이란 어떤 계절인가.


적어도 내가 알기론, 새로운 해의 시작을 알리는 따뜻하고 포근한 계절이다. 더 이상 두꺼운 점퍼를 입지 않아도 되는, 누군가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설레여하고, 따사로운 햇살과 바람에 얼어있던 몸이 녹는 시기. 여느 때와 다름없는 봄.


그래, 그렇게 똑같은 봄이었어야 했는데.




"나 너무 추워."


집에 돌아온 내가 먼저 꺼낸 말은, 뜬금없이 "몸이 춥다" 라는 말이었다. 평소 추위를 잘 타긴 했다지만, 뜬금없이 4월에 춥다고 말하는 나를 아빠는 되게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조금 추울 시기였고, 나를 비롯해 아빠도 단순히 감기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외투를 좀 더 따뜻하게 입고, 전기장판에 몸을 데우고, 자주 가는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고 낫는 일을 반복했다.


생각해보면, 그 즈음의 나는 감기에 유난히 자주 걸렸었다. 그것도 잘 걸리지도 않는 코감기에, 오한에 자주 시달려서 남자친구의 두꺼운 외투를 빌려 입기도 했었다. 또한, 가끔가다 속이 불편해 음식을 못 먹겠던 일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피곤해서 그렇겠지, 쉬면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평소처럼 하루하루를 보냈다.



4월 26일, 외출을 했던 나는 갑자기 음식을 하나도 못 먹을 것 같이 속이 좋지 않았다. 여느 때처럼 일시적이라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점심을 먹고, 타이레놀도 한 알 먹었다. 이후 길을 가던 중 몸이 심상치 않은 걸 느꼈다. 자꾸 축 처지고, 다리에 근육통이 생겼고, 열이 나면서 오한이 찾아왔다. 좀 심한 감기가 왔나? 코로나인가? 라기엔, 방금 먹었던 타이레놀이 듣지 않는다는 걸 느껴버리고 말았다.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었다.


4월 말, 낮에는 꽤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한이 너무 심했던 나는 외투를 입은 채 덜덜 떨며 4시간을 보냈다. 그 와중에도 배가 고팠고, 타이레놀을 또 먹기 위해 억지로 저녁을 먹었다. 그러나 고작 밥 세 숟갈만 먹은 채 다 남겨버리고 말았다.


그러다 문득 인근에 있는 대학병원에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겨우겨우 향한 대학병원에선 고열과 함께 2시간을 기다렸던 것 같다. 구급차를 타고 실려오는 사람이 많았고, 그 때의 나는 아직까진 중환자로 취급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점점 지쳐가던 나는 결국 내가 사는 지역의 중형병원에 갔다. 이 때쯤엔 걱정되어 마중나오신 아빠도 함께였다.


피검사와 MRI, 소변검사, 심전도 검사를 진행한 후 열을 내리기 위해 수액을 맞으며 병상에 누워있었다. 느낌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괜히 걱정한 거라고, 별 일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아빠도 단지 내가 요즘 알바에, 운동에, 학업까지 병행하다 보니 너무 무리해서 이렇게 아픈 걸거라고 생각했다.




"검사 결과 나왔는데,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요."

"심낭염이나 심막염이 의심되는데.. 여긴 심장 쪽 진료를 안 봐서, 최대한 빨리 대형병원에 가셔야 할 것 같아요."



라는, 뜻밖의 결과를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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