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감성 코팅

디지털의 편리함과 아날로그 감성의 콜라보

by 여름별아빠

“Jingle bell, Jingle bell, Jingle bell rock"


역시나 캐럴은 추운 겨울, 어둠이 짙게 깔린 밤에 더 어울리는 법, 그렇게 퇴근길, 귀에 꽂은 무선이어폰에서 흥겨운 캐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2025년도 어느덧 마지막 문턱인 12월을 넘어가고 있다. 예전 이맘 때면(사실 내가 느끼는 예전이란, 90년대 정도?) 거리마다 흥겨운 캐럴이 울려 퍼지며,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겼을텐데, 요즘 거리의 분위기는 그때와 사뭇 다르다.


요즘에는 사라져 버린 캐럴과 함께 어딘가 모르게 따뜻함이 식어버린 거리 분위기로 인해 마음속까지 겨울 날씨처럼 차가움을 느낀다.


이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려면, 출퇴근길에서 홀로 음악 스트리밍으로 노래를 듣거나, 저마다 자기가 더 반짝거린다고 뽐내듯,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꾸며진 번화가나 백화점에서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아니 살짝 서글퍼진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예전엔 문구점이나 팬시점에 가서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을 정성껏 하나하나 고르고, 지인이나 가족에게 전하는 따뜻한 문장 하나만으로도 한 해의 피로와 고단함을 다 털어내 버릴 수 있는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조차도 문구점에 들러서 크리스마스 카드 한 장조차 고를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 같다. 아마 요즘 아이들에게는 “연하장”이라는 단어조차도 많이 생소할 지도 모른다.


뒤돌아서면 빠르게 세상이 변하는 요즘, 자동차로 주차할 때도 백미러 대신 모니터를 보게 되고, 쓰레받기와 함께하는 빗질 대신 로봇청소기가 청소해 주는 요즘이지만, 사람의 마음만큼은 옛날 감성을 더 간직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그래서 난 몇 년 전부터 디지털의 편리함과 아날로그의 감성을 콜라보해보기로 했다.

사라진 감성을 기억하고 싶어 크리스마스와 기념일에 디지털의 힘을 빌어 컴퓨터 이미지를 프린트하여 그 뒷면에 글을 적고, 손상되지 않고 오래 기억하기 위해 코팅을 해서 카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년 하나둘씩 카드를 만들다 보니, 어느새 오래된 우리 집 냉장고(15년 되었음) 한쪽 면을 카드들이 저마다 자리 잡기 시작했다.

코팅면 가장자리는 다치지 않게 둥근 모서리형으로^^


“아빠가 크리스마스 카드도 만들었다^^ 물에 젖지도 않고, 스티커를 뗐다 붙였다도 할 수 있어! 신기하지? “


처음엔 신기해하고, 좋아하던 여름별 가족이었다.

하지만 가족들도 그렇게 몇 년이 지나다 보니 요구사항도 하나둘씩 생겼다.


"아빠, 이번에는 산타할아버지 넣어 주세요!! “

"아빠, 지하철 2호선 좋아요!! “


그렇게 난 가족들의 뜻하지 않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며, 감성을 키워(?) 나가고 있다.

(올해는 카드 뒤에 포켓을 만들어 현금을 넣어 놓으면 더 좋아할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2025년 12월, 올해도 난 카드를 만들고, 크리스마스 감성을 코팅하며, 한 해를 마무리할 것 같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크리스마스 카드 한 장 선물하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