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크 밸리에 숨은 미션 샌 안토니오 파두아 - 3rd

산맥의 미션 샌 안토니오 파두아

by SUMMER


25190245_1.jpg



샌 안토니오 데 파두아 미션(San Antonio de Padua Mission)은 캘리포니아에서 세워진 스페인이 남긴 올드 미션 중 세 번째로 지어진 곳이다. 1771년 세라 신부(Serra Father)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고속도로 101에서 약 26마일 벗어난 도로를 가기 때문에 현재 캘리포니아 올드 미션에서 가장 적은 방문객이 다녀가는 곳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방문을 하여도 후회는 없을 곳이다.

미션의 서쪽으로는 산타 루치아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샌 안토니아 강을 따라 미션이 들어선 계곡은 오크 밸리란다. 미션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는 29마일 떨어진 킹시티(King City)이며 미션이 있는 욜론(Jolon)은 작은 마을로 미션에서 6마일 정도 떨어져 있다. 역사 학자들은 미션의 위치 선택이 매우 탁월했다고 하나, 남겨진 유적지를 보니 신부들의 공들인 선교 임무나 인디언들의 공동 생활이 허무하리만치 흔적만 남아 무상하다.


캘리포니아 올드 미션 21곳 가운데, 어느 곳은 미션을 중심으로 도로와 시가지가 발전한 곳도 있고, 도시와는 떨어져 고즈넉히 그 시대를 안고 종교적 입지만을 영위하는 곳들이 있다. 이 샌 안토니아 파두아 미션처럼 말이다.


미션을 찾아가는 길은 대도시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치고는 도로의 상황이 너무 열악했다. 국도(G14)라지만, 아스팔트가 갈라지고 파헤쳐져 있어 거의 반 비포장 도로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인데, 달리다보니 바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 길을 지나는 너무 많은 군용 트럭과 장갑차 등등..,(그 크기와 무게에 도로가 남아나질 않았겠다) 군용 차량을 미션으로 가면서 나오면서 50여 대는 족히 본듯 하다. 이렇듯 무장한 차들이 지나 다니는 길. 20마일을 달려왔는데, 오크나무 숲들이 보이다가 길이 없어졌다.

미션 로드에서 사라져버린 미션의 주소?!! 볼품없이 큰 건물과 철조망이 쳐진 울타리를 돌아 군부대로 들어가는 출입구 같은 아치를 지나고 네비게이션에서도 사라져 버린 미션은 군부대의 주위에서 표지판만을 보고 찾아갔다.

이렇게 미션은 포트 헌터 리겥(Fort Hunter Liggett) 군사 지역에 의해 가로막혀 있으며, 제 2차 세계대전 중 허스트(Hearst) 가족으로부터 미육군의 군대를 훈련시키기 위해 인수되었다가 1950년 육군으로부터 추가적인 땅이 확보되어 미션의 부지는 85에이커(34만 평방 미터)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미션옆의 헌터 리겥 요새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군대를 훈련하고 있다.


08223720_2.jpg 미션 초기에 심어진 올리브나무 - 오직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같음이여(시편 52:8)


샌 안토니오 파두아 미션은 광대한 자연과 어울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션 중 한곳으로, 미션의 박물관은 리모델링으로 오픈을 하지 않은 상태라 그때의 생활상은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곳은 캘리포니아 미션 시대에서 대부분 복원되지 않은 수자원 관리 시스템중에서도 가장 완벽한 수자원시설을 구비했음을 자랑하는 곳이다. 현재의 미션의 외관은 세번째로 완성된 것으로, 1821년에 세 개의 아치형 구멍이 있고 구운 벽돌로 만든 아케이드가 교회의 현관에 지어져 독특한 모양을 갖게 되었다.


08223720_17.jpg




08223720_16.jpg




08223720_4.jpg



예배당 내부
















08223720_14.jpg 초기 미션의 주위 - 미션의 경계에 벽과 농사를 짓던 곳, 포도원, 저수지 등이 보인다.


중정(Courtyard)으로,

08223720_6.jpg




08223720_7.jpg 로즈 가든



08223720_9.jpg 미션의 포도나무



세라 신부(Junipero Serra)는 1771년 7월 14일 세번째 미션을 세우는 날, 파두아(Padua / 파도바)의 성 안쏘니(Saint Anthony)에 미션을 헌정했다. 성 안쏘니(Saint Anthony)는 1195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태어났으며 가난한 사람들의 수호 성인이다.

미션은 이곳 주위에 거주하던 원주민 살리난(Salinan) 족을 대상으로 포교활동을 전개하였다. 물을 얻기 어려워 처음 세웠던 곳에서 2년 뒤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먼저 지어진 미션과 다른 특별한 것은 어도비가 아닌 처음으로 벽돌로 만든 형태의 교회와 주거시설이라는 점이다. 또한, 1773년 캘리포니아에서의 첫 번째 가톨릭 결혼식이 이루어진 곳으로 살리난(Salinan)원주민 여성인 마르가레타 데 코르토나 (Margaretta de Cortona)와 스페인의 후난 마리아 루이즈 (Juan Maria Ruiz)였다.


샌안토니오 미션은 먼저 생긴 두곳의 미션 즉 샌디에고에 세운 미션과 카멜에 세운 미션, 그리고 그 뒤에 세워진 다른 미션들보다 여러 부분에서 성공적이지 못한 미션이었다. 이유는 다른 미션과 같이 주변 지역을 발전시키지 못하였는데 이는 산타 루치아 산맥에 둘러싸여 아메리카 원주민들조차도 언어가 통하지 않아 원활한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는 입지 조건 때문이었다.

1834년, 멕시코의 세속화 법이 시행된 후부터 샌 안토니오 미션은 급속도로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1845년 멕시코 주지사 피오 피코(Pio Pico)는 알타 캘리포니아에 있는 모든 미션 건물과 그에 속한 대지를 판매한다고 선언했으나 샌 안토니오 미션은 아무도 입찰하지 않았다. 멕시코 랜초 시절에도 소유나 개발의 관심밖이었던 미션은 30년 후에 미국땅이 되어 가톨릭 교회로 돌아왔고, 근근히 미션의 명맥을 유지하다가 유적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아 1894년 지붕의 기와가 건물에서 인양되어 미션 리바이벌 스타일(Mission Revival Style / 미션스타일로 지어진 건축양식)로 지어진 최초의 영구 건축물 중 하나로 캘리포니아 주 버링에임(Burlingame, California) 위치한 남부 태평양 철도 창고에 설치되었다.

1903년 샌 안토니오 미션은 캘리포니아 역사 랜드마크 연맹 (California Historical Landmarks League)이 미션 재건을 처음 시도하나, 유감스럽게도 1906년 건물은 지진으로 인하여 심각하게 손상이 되었다. 그후에도 미션을 지금의 모습처럼 복원하는 데는 거의 50년이 걸렸다고 한다.


(미션 리바이벌 스타일(Mission Revival Style)은 19세기 후반부터 시작하여 캘리포니아의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 스페인의 식민지시절 지었던 미션에서 영감을 얻은 건축 스타일이다. 외관의 특징으로는 긴 외장 아케이드, 완전히 덮히지 않는(지붕흉내만 낸) 박공(Gable)의 종,그리고 타워가 있는 주요 외관의 곡선형 '바로크 식' 게이블스 (baroque gables) 등이 있다.)



09174705_1.jpg 오크 밸리의 수려한 오크나무



08223720_3.jpg 나무에 가려진 종



08223720_18.jpg 미션 벽이 흔적만 남았다.


08223720_20.jpg 미션의 화덕



08223720_21.jpg 추수하여 곡식을 빻았던 방아



08223720_22.jpg 수확한 농산물을 타작하던 곳



08223720_24.jpg 나무 푯말에는 Indian Cemetery Laid Out in 1804 .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묘지.


미션에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공동묘지가 있다. 다른 미션의 공동묘지처럼 십자가도 없이 말이다. 그들은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행복했을까? 자연의 모든 것에 정령이 있다고 믿었던 그들이 수사들이 모셔온 하나님의 집과 포도나무와 올리브 나무의 수확의 풍요로움, 노동에 대한 가치를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던지 간에 밤하늘의 빛나는 별이 되었기를, 잠시 빌어본다.



08223720_26.jpg 수로시설, 제분소로 가는 물줄기



08223720_23.jpg 제분소, 수로가 여기로 연결되어 있다.



08223720_27.jpg 우물과 저수지



08223720_25.jpg 세라 신부가 세웠다는 십자가



08223720_5.jpg 기프트 샵



08223720_15.jpg




08223720_11.jpg




08223720_28.jpg




08223720_29.jpg



푸른 하늘 아래 붉은 지붕과 회랑의 아치가 멀리서도 선명하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지만, 주말에는 미사가 열린다고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