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일하는 팀 구조에서의 정보흐름과 동기 관련 연구리뷰
AI 기술의 발전은 조직 내 업무 방식의 재편을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그 변화는 단순히 '누가 AI로 대체되는가'를 넘어선다. AI는 개인의 일자리를 바꾸는 것 이상으로, 팀 내의 협력 방식, 정보 흐름, 그리고 동기 구조를 흔든다.
최근 발표된 『AI와 팀 역학: 누가 교체되는가, 그리고 왜인가?』(Cheng, Dogan, Yildirim, 2025)는 기존 연구가 간과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바로, “AI를 팀 단위의 조직 구조에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이들은 AI 도입이 단지 개별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팀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과 모니터링, 즉 동기유발의 핵심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했다.
이 연구의 가장 두드러진 통찰은 팀 내의 정보 흐름이 AI 도입에서 결정적인 변수라는 점이다. 오늘날 많은 조직은 '서로가 서로를 지켜보는 구조' 위에 작동한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peer monitoring'이라 부른다. 이는 개별 구성원이 자신의 직전 혹은 직후 동료의 행동을 참고해 본인의 노력을 조절하게 만드는 심리적, 구조적 장치다. 이러한 상호 모니터링과 연계된 동기 유발 구조는 조직 내부에서 신뢰, 책임, 협업을 가능케 한다.
문제는, 이 모니터링 구조가 사람 사이에서만 성립한다는 점이다. AI는 일을 맡기면 정해진 대로 성실히 수행하지만, 누구도 AI를 모니터링하거나, AI가 모니터링하지 않는다. 따라서 AI가 인간 구성원 중 ‘중간 위치’의 인물을 대체하게 되면, 그 팀은 정보 흐름의 ‘허리’가 끊기게 된다. 결국 팀 내 연쇄적인 무기력감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전체 팀 성과 저하로 이어진다.
연구자들은 이 점을 고려해, AI를 인간과 함께 협업하도록 통합할 때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확률적으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제시한다. 즉, 특정 구성원을 항상 AI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단위 혹은 시간대 단위로 교대 운영하며 AI와 인간이 유동적으로 일하는 방식이 이상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인간 구성원에게 “이번에는 내가 AI로 대체될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을 제공함으로써, 모니터링과 동기의 긴장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또한 흥미로운 사실은, 모든 인력이 AI로 완전히 대체될 수 있을 것이라는 통념과는 달리, 실제로는 팀 내에서 AI로 대체되는 위치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가장 앞과 가장 뒤의 작업자는 AI로 대체되기 쉬운 반면, 중간 작업자는 절대 대체되어선 안 된다. 왜냐하면 그는 팀 내 정보 전달과 모니터링 구조의 핵심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적 대체 방식은 임금에도 영향을 미친다. AI가 도입되더라도 중간 구성원은 여전히 인간으로 남아야 하며, 더 많은 모니터링 책임을 지게 된다. 따라서 그의 임금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 반면, 최종 작업자는 AI로 대체될 위험이 가장 높기 때문에 임금이 정체되거나 줄어들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AI 도입 이후 팀 내부의 임금 격차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AI가 단순히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 역할의 '가치'와 '기여도'를 새롭게 정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 연구는 AI가 전체 업무 중 일부만 대체하는, 이른바 '부분 과업 대체' 전략은 효과가 떨어진다고 결론짓는다. 오히려 전면 대체 혹은 전혀 대체하지 않는 방식이 더 명확하고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AI 도입이 효율성만 고려해서 설계되어선 안 되며, 팀워크와 정보 공유 구조라는 보이지 않는 자산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뜻한다.
연구는 이와 같은 다양한 조건들을 수학적 모델링으로 정교하게 분석했고, 실제 기업의 팀 구성 및 기술 적용 전략에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조직문화나 HR 전략을 설계하는 리더라면 더 고민이 필요하다.
첫째, AI 도입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특히 팀 구조 내에서 정보가 어떻게 흐르고, 구성원이 어떻게 서로를 모니터링하며 동기를 유지하는지를 면밀히 분석한 뒤 AI를 통합해야 한다.
둘째, AI 도입은 '일부 인원의 대체'가 아니라, 전체 인원의 동기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일이다. 따라서 남은 인력의 임금과 책임, 보상 구조까지 다시 짜야 한다.
셋째, 완전한 자동화보다는 불확실성과 유연성을 전제로 한 '부분적 랜덤 도입'이 효과적이다. AI는 업무 흐름 안에 들어오되, 인간 구성원의 책임감과 통제감을 해치지 않도록 배치되어야 한다.
넷째, 정보 흐름이 단절되지 않도록 반드시 중간 연결자를 보호해야 한다. AI가 할 수 있는 역할은 한계가 있으며, 조직 내 '관계의 힘'은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는 AI 시대에도 역할의 가치를 중심으로 재정의된 임금 구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단순히 'AI가 할 수 있는 일은 줄여야 하므로 사람의 임금을 줄이자'는 접근은 오히려 반대로 작용할 수 있다. 오히려 AI 도입이 인간의 책임과 역할을 강화시킬 수 있다면, 그에 걸맞은 보상도 동반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AI와 인간이 함께 일하는 팀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와 ‘동기’다. AI는 언제나 효율적이지만, 동기를 갖는 존재는 인간뿐이다. AI가 조직 안으로 들어올수록, 우리는 ‘왜,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더욱 깊이 있는 설계와 리더십으로 답해야 한다.
참고문헌:
Xienan Cheng. et al. (205), Artificial Intelligence in Team Dynamics: Who Gets Replaced and W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