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FAIT 팀을 통한 AI도입 성공사례 연구 리뷰
기업의 AI 도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AI를 도입할 것인가보다 ‘조직 전체가 어떻게 함께 움직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물음이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과 다릅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AI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기술은 분명 빠르게 진보하고 있는데, 조직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5년 EASE 학회에서 발표된 한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 본질을 조직 내부에서 찾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액션리서치(Action Research)는 AI 도입이 실패하거나 미진한 이유가 기술 부족 때문이 아니라 조직 내 단절과 조정력 부족 때문임을 보여주었다.
이 기업은 30개국 이상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엄격한 규제를 받는 산업에 속해 있다. 초기에는 IT 부서를 중심으로 AI 실험이 이루어졌지만, 실제 업무 프로세스와는 거리가 있었다. HR, 연구개발, 영업 등 각 부서는 자신들의 맥락 속에서 AI를 이해하고 있었고, 이들 사이를 연결하는 구조는 존재하지 않았다. AI를 통해 이루려는 전략적 목표도 부서마다 다르게 해석되었다.
이러한 조직의 사일로 구조, 불일치한 전략, 변화에 대한 저항, 복잡한 의사결정 체계는 AI 전환을 끊임없이 지연시켰다. 단순히 AI 프로젝트를 만든다고 해서 조직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때 연구진이 제안한 것이 바로 X-FAIT(Cross-Functional AI Task Force)이다. 이는 부서 간 협업을 전제로 한 AI 전환 전담팀으로, 전략 수립부터 실행, 위험 분석, 교육과 학습까지 조직의 AI 여정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구조이다.
기존에는 IT 전문가들이 AI를 ‘기술 문제’로 정의하고 해결하려 했다면, X-FAIT는 조직 전체의 변화 과제로 접근한다. IT, HR, R&D, 영업, 법무, 재무 등 다양한 부서의 전문가들이 팀에 참여하고, AI 기술자들은 각 기능 부서에 직접 파견되어 도메인 전문가들과 함께 문제를 정의한다. 이로써 기술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과제와 연결되고, 부서 간 학습과 신뢰가 자생적으로 이루어지는 기반이 마련된다.
X-FAIT는 루인의 고전적인 조직변화 모델인 ‘힘의 장 분석(force field analysis)’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변화 추진력(driving force)과 저항력(restraining force)을 정리하고, 전략적으로 조직의 균형점을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AI 전환을 가로막는 저항 요인, 규제 부담, 전략적 불일치, 레거시 인프라, 사일로 구조 등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실행력을 갖춘 대응 전략을 수립하였다.
X-FAIT는 기술 도입의 리스크를 단순히 직감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들은 AI-SEAL이라는 분류 체계를 확장하여, AI 프로젝트를 세 가지 차원에서 평가한다.
적용 위치(Point of Application): AI가 개발 프로세스에 적용되는가, 실제 제품 코드에 영향을 주는가, 아니면 런타임에서 시스템을 직접 제어하는가에 따라 위험도는 달라진다.
기술 유형(Type of AI Technology): 예측 기반 모델인지, 생성형 AI인지에 따라 필요한 데이터, 해석 가능성, 실행 위험도는 상이하다.
자동화 수준(Level of Automation): 인간 개입 없이 자동 실행되는 AI는 더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 특히 자동화 수준이 5단계를 넘을 경우(사람의 승인 후 실행), 내부 평가 기준이 강화된다.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X-FAIT는 위험도가 낮은 프로젝트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점차 리스크를 확장해가며 조직의 학습을 축적해 간다. 이는 단기 성과를 확보하면서도 중장기적인 조직의 변화와 적응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X-FAIT 도입 후, 해당 기업은 몇 가지 뚜렷한 변화를 경험하였다.
부서 간 협업의 정례화: 과거에는 각 부서가 독립적으로 AI 실험을 진행했다면, 이제는 태스크포스를 통해 서로의 프로젝트와 결과를 공유하며 학습한다.
규제 대응의 유연화: 법무 및 재무 전문가가 초기에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향후 규제 환경 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실행력 있는 전략 정렬: 최고경영진의 직접적인 후원을 기반으로, 자원 배분과 우선순위 설정이 전사적 전략과 연계되어 이루어진다.
도메인과 기술의 접점 강화: 기술 중심의 AI 설계가 아니라, 각 부서의 실질적인 과제와 맥락에 맞는 솔루션이 개발되고, 그에 따라 사용자 수용성과 효용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결국, 이 구조는 단순한 태스크포스가 아니라 조직 전체를 연결하고, 조율하고, 함께 성장하게 하는 촉매가 되었다.
이 사례가 주는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도입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설계의 문제라는 점이다. 기능 간 협업, 위험 기반의 실행 전략, 변화에 대한 구조적 이해 없이는 어떤 기술도 조직을 변화시킬 수 없다.
X-FAIT는 하나의 프레임워크일 뿐이지만, AI 전환에 있어 ‘조직이 함께 움직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제시한다. 각 부서의 언어와 맥락을 이해하고 연결할 수 있는 구조, 리스크를 통제하면서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체계, 그리고 실행의 경험이 조직 전체의 학습으로 환류될 수 있는 구조이다.
AI는 기업에 혁신을 가져다줄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제는 하나이다. 조직이 기술보다 먼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는 기술이 아니라 조직에 대한 질문이다.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함께 움직일지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참고문헌:
Lucas Gren & Robert Feldt (2025), Cross-Functional AI Task Forces (X-FAITs) for AI Transformation of Software Organiz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