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였던 미경씨가 친구가 되었고, 나의 여행메이트가 되어서 우리는 이번 여행이 끝나기 전에 다음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우리의 큰 기쁨이었다. 미경씨는 평상시 과묵하고, 진중한 성격이였지만 함께 여행가서는 더할나위 없이 높은 텐션과 리액션을 보여주는 친구였다. 그녀랑 여행을 가게되면 누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여정을 짜는 과정에서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그녀는 길을 잘 찾고, 사진을 잘 찍고, 일본어를 잘하고 나는 저렴한 항공권과 숙소를 잘 찾고, 몇몇 나라에 만날 친구들이 있었다. 그녀는 내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기도 하였다. 나의 결혼과 임신, 출산 이후 우리의 여행은 멈추었지만, 그녀와 여행은 행복했던 나의 20대 시절의 소중한 한 조각이다.
그녀와 여행 중 예기치 못하게 맞닥뜨린 행복하고 평화로운 순간이 아직도 이따금씩 생각나,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녀가 더 그리워지는 날들이 있다. 우리의 여행스타일은 특전사 훈련을 방불케했다. 여기까지 왔으니, 보고,느끼고, 최대한 즐기고 가자! 우리는 호텔에서 밤마다 머리가 베개에 닿는 순간 기절하듯이 잠들었었었다. 호주 여행을 갔었는데, 엄청나게 바쁜 일정 가운데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본다이 비치에 앉아서 둘이 한 이어폰을 나눠끼고 석양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그렇게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함께 있는 그 순간이 너무 편안하고 평화로웠다.
여행 속 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깊은 의미를 줄 수 있는 지 되새겨 보는 시간이였다. 우리는 일상을 떠나 여행을 가게되면 대부분 큰 기대를 안고 떠난다. 그러나 사실 유명 관광지보다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것은 친구와 함께 말없이 노을을 바라본 그 작은 순간이였다. 일상도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매일매일 훌러가는 일상이지만, 배우자의 포옹 한 번에, 아이의 웃는 얼굴 한번에, 갑자기 내미는 동료의 커피 한 잔에 우리는 마음이 따뜻해진다.
연락이 더 이상 닿지않는 친구 미경씨를 생각하며 작성하였습니다. 잊지못할 순간에 함께 해준 미경씨, 정말 고맙습니다.
이상복의 시 <음악>을 읽고, 느낀 감정을 소재로 나만의 글로 풀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