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끔 먹어요
엄마가 아시면 조금 실망하실 수도 있는데, 아주 지치고 힘들때 내가 찾는 음식이 햄버거이다. 말 그대로 육즙이 좔좔 흐르는 두꺼운 소고기 패티와 치즈 그리고 야채는 배제한 육식주의자 햄버거이다. 기왕이면 더블 패티라면 더 좋다. 감자튀김은 꼭 있어야 할 사이드 메뉴이다.
햄버거의 육즙과 녹진한 치즈, 그리고 폭신한 햄버거 빵을 한입 와앙 크게 베어 물면,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거리가 잊혀질 정도이다. 망막박리 증상이 시작되던 날, 심한 두통으로 괴로웠는데 햄버거를 먹을면 나을거 같아서 사서 퇴근했었다. 작년에 큰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위, 대장 내시경을 한꺼번에 마치고 나서 그 날 저녁 메뉴는 두말 할것도 없이 더블패티 햄버거였다. 안타깝게도 나의 소울 푸드는 건강상 너무 자주 먹을수가 없다. 그래서 더 소중한 것 같다. 아주 가끔 나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힘들고 지치는 일상에 자기 돌봄을 먼저 챙겼으면 좋겠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으로 내 자신을 기쁘게 했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도 잘 해냈다고, 내일은 더 좋을거라고 토닥여주고 좋아하는 음식, 노래, 그 어떤 것으로 보상해주고 위로해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있어야 이 세상도 있는 거니깐.
이 글은 자기 돌봄을 뒤로 하고, 가족을 항상 먼저 챙기시는 어머님들을 위해 작성했습니다.
이 글은 미르셀 프루스트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일부분을 읽고 주제를 잡아봤습니다.
원문 발췌
나는 마들렌 한 조각이 부드럽게 녹아든 홍차 한 숟가락을 기계적으로 입에 댔다.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입천장에 닿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몸 속에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 기쁨은 마치 사랑의 작용과 같이 귀중한 본질로 나를 채우고, 삶의 무상하메 무심하게 만들었으며, 삶의 짦음을 착각으로 여기게 했다. 아니, 그 작용은 내 몸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스스로 초라하고 우연적이며 죽어야만 하는 존재라고 여기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