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나를 엄마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결혼 전 나는 굉장히 메마른 감성을 가졌었습니다. 드라마 보면서 티슈 반 통을 눈물로 적시던 엄마와 여동생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왜 불필요한 일에 에너지를 쓰는 것이지라고 비효율적이라고 표현했고, 엄마와 여동생은 저를 메마르고 이기적이라고 불렀습니다. "나는 내 운명"이라는 황정민, 전도연 주연의 영화를 보러 갔는데 같이 간 친구를 비롯한 온 영화관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될 때, 나는 어느 포인트에서 울어야 하나 갸웃거렸습니다.
아이들을 봐도 예쁜 걸 전혀 몰랐습니다. 자기 자식이니 예쁘겠지,라고 생각했고 그저 나는 제삼자로 남아있는 것이 편안했습니다. 첫째 아이를 품에 안고나서도, 예쁜 마음보다 24시간 동안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아기가 너무 무겁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친정엄마한테 이런 마음을 털어놨다가 호되게 야단을 맞기도 했습니다. 제가 아이 셋을 키우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이기적이고 감정이 없는 저를 엄마로 바꿔주고 있습니다.
한때 내가 세상의 중심이고,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상황에는 큰 관심이 없던 사람으로서, 결혼이 피하고 싶고,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결혼은 지속적인 상호 작용과 배려, 양보가 수반되어 가는 과정이며, 부모가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희생과 사랑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돈으로 해결되는 간단한 일들도 많이 있지만, 더 많은 일들은 땀과 눈물, 그리고 시간이 필요하기에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부모가 된다는 것보다 더 값진 성장은 없습니다. 저는 엄마가 되어서 훨씬 더 나은 인간이 되었습니다. 제 힘으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수많은 일들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성장한 아이들을 볼 때 느끼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입니다.
출산을 적극 장려합니다. 저는 셋을 낳았지만, 셋은 조금 더 신중히 생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아이 셋의 육아는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입니다.
프랑수아즈 사강 소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읽고 떠오르는 생각을 창작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