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지의 초여름

숨 막히는 고요함

by Asset엄마

지금은 중고등학교 기말고사 기간이다. 아이들이 학원에서 쏟아져 나오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치동 학원가는 숨 막히는 고요함이 압도한다. 시험문제 한 문제에 등급이 갈리고, 등수가 수십 등씩 뒤바뀌는 내신시험은 아이나 엄마나 피 말리는 시간이다.

대치동의 여름은 치열하다. 중간고사가 끝나기도 전에 기말 내신을 위한 학원을 예약해야 하고, 5월 말부터는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모든 학원들은 광고와 전략을 내놓는 설명회를 앞다투어 개최한다. 둘째는 내년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데, 이 시점부터는 중3이라기보다는 예비고 1로 불린다. 고등학교 선택에 기로에 놓인 아이와 부모들은 학원 설명회를 여러 군데 다니고, 불안과 긴장감을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예비고1 부모는 학원가에서 소위 열린 지갑으로 불린단다. 고등 스타트를 누구보다 끊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백 번 천 번 이해한다.


고2 아들은 이번 여름을 의미 있게 보내야 다가오는 고3을 잘 보낼 수 있을 거 같은데, 이미 아이와 의견이 맞지 않아서 가벼운 충돌이 있기도 했다. 우선은 기말고사를 잘 볼 수 있도록 맛있는 밥 해주고, 기분 맞춰주고, 기도해 주면서 보내고자 한다.


중고등학생의 엄마이다 보니, 하루에 100통에 가까운 학원 광고 문자를 받고는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강사의 수업은 수개월 전 수강신청을 해도 대기 수백 번 대가 부지기수다. 방학에는 대치동으로 학원을 오는 학생들도 많아서 학기중보다 학생들은 넘쳐난다. 점심시간에는 식당에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하고, 아예 식당을 포기하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들을 사서 공원에서 먹거나, 심지어 서서 먹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나 안쓰럽다.


대치동 한복판에 살지만, 과연 이런 사교육이 맞나 싶다. 그렇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고, 내 아이가 자기주도 학습이 되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학원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고등학생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고, 진지하게 본인의 진로에 대해 탐색하고 고민할 수 있는 공교육이 정립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면 출산율도 자연히 따라 오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 교육이 바뀌지 않는 한 대치동 집값은 지속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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