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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set엄마 Mar 17. 2020

코로나로 바뀐 우리의 일상

범사에 감사하라

너무나 당연했던 우리의 일상이 이토록 감사해야 할 일이었는지  절실히 깨닫고 반성하는 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바뀐 우리 가족의 일상을 공유해보려 한다.  



#No스쿨No학원 – 집에서  삼시세끼

우리 삼 남매는 사상초유의 학교와 학원의  휴업으로 집에서 잘 (?) 지내고 있다. 첫째 주는 공부와 운동이 전면 중지된 이 상황을 아이들을 처음엔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였다.


시도 때도 없이 일하는  엄마에게 전화하여,


“엄마 ~ 나 이제 뭐해요?”,

“엄마 놀이터  나갔다 와도 될까요?”

“집에 올  때 딸기 사 가지고  오세요”

“오늘은 바나나우유가  마시고 싶어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정녕 맞는지, 아이들은 이제 아침 먹고 콩나물에 물 주고, 점심 먹고 예의상 EBS 초등 시청해주고, 원격 영어수업 한번 들어주고. 그러다 저녁 먹고 하루를 마무리해가고 있다.


물론 그 사이에 1번과 2번의 다툼, 2번과 3번의 배틀, 1번과 3번의 싸움 또는 1번과 2번, 3번의 연합…

이건 뭐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봐야 한다.  누구 한 놈 울어야 끝이 나는 싸움이다.  나야 출근하면 그만이지만, 하루 종일 아이들과 같이 지내는 외할머니와 이모님께 미안한 마음뿐이다. 덕분에 아이들 간식과 식재료 구매도 엄청나게 늘어서 이제 배송기사님한테까지 송구스러운 맘이 드는 워킹맘이다.  




매일 전쟁터로  출근하는 기분


코로나바이러스의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우리 회사에서도 직원들의 안전과 업무의 처리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고자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하였다.  


모든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시간 내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여야 한다.  처음에는 하루종일 마스크를 끼고 근무하는 데 굉장한 피로감을 느꼈다.  개인적인 부작용으로는 양쪽 뺨에 약간의 붉은 알러지 반응이 일어나고 있다. 눈에 거슬리기도 하였지만,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시는 의료진들을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아래로 떨어지는 걸 느꼈다.


많은 회사들이 그렇듯, 유연 근무제가 시행 중인데 나는 본점 근무라 평상시와 다름없이  출근한다.    

혹시라도 나 하나 때문에 회사에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날도 있다.  철저한 개인 위생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점심식사를 나가서 사 먹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아서 거의 매일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는데, 이 와중에도 먹고살겠다고 (난 아프면 안 되니까) 어마어마한 양과 다양한 종류의 점심과 간식을 싸와서 아침마다 나는 피난을 가는 건지, 출근을 가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아무래도 식료품 구입비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아이들 늘어난 끼니와 간식비용이라 써보지만, 내 도시락과 간식 비용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인 할수 없는 사실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지난주에는 시어머님께서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다시며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오라고 하셨다. 같은 서울에  살고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승에 설날 이후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지  못했다.

할머니의 아이들을 보고 싶어 하시는 애달픈 마음은 할아버지와 아이들 아빠의 칼 같은 거절에 무산되고 말았다.  조금 참았다 만나면 될 것을,  굳이 이 시기에 만나야 하냐며 나까지 세트로 혼나고 말았다.  



우리끼리지만 주말에는 신나게!


집에서 망중한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도, 일터에서 치열하게 일한 남편도 주말에는 모두 나에게 기대고 싶어 하니  이를 어쩔.  내 몸은 하나이고, 나도 때론 쉬고 싶기도 하건만.


마스크 쓰고 아파트 뒷마당이라도 다시 한번 뛰어 나가고, 동네 공원에 나가 씽씽이도 타고, 집에서 분식 파티도 삼겹살 파티도 한 번씩 하며 주말을 지냈다. 모든 것이 감사한 주말이었다.



선한 사람이  더 많은 우리나라


이 시간에도 정말 힘든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환자를  치료하시는 의료진들, 자원봉사를 떠나신 많은  분들.

크고 작은 끝없는 기부의 행렬들.


뉴스를 보며, 영상들을 보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나는 비록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이지만, 선한 영향력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우리나라는 정과 사람냄새 넘치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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