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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님 Aug 21. 2016

[나 홀로 미국 서부 여행 2탄] 2일차

Pike Place, 스타벅스 1호점

2016/02/03

비 오는 시애틀


아침 일찍 일어났다. 어딜 갈지 생각해 보려고 맥북을 꺼내는데 배터리가 별로 없어서 맥어댑터를 뒤지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는 거. 맥 어댑터가 꽂혀있던 멀티탭은 가져와놓고 맥세이프는 안 가져왔을 리가 없어.. 한국시간 새벽 한 신데 엄마한테 카톡 했더니 내 방 책상 위에 있대.............

충격으로 아마존에서 투데이 쉬핑으로 급하게 맥어댑터 주문했다. 가뜩이나 원래 맥어댑터도 110v인데 또 돼지코 어댑터를 샀네^^!

오전을 멘붕으로 보내고 한시쯤 '진짜 안 나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밖을 봤더니 비가 왔다. 느기적느기적 씻고 머리 말렸는데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축 쳐졌다. 세시까지 빈둥대다 나왔는데 아무 생각 없이 지도 캡쳐 딱 한 장 하고―아직 미국심 개통을 안 함―우산도 없이 나왔다. 우산을 안 챙긴 게 아니다. 우산은 한국 집에도 없다. 잃어버린 뒤로 사질 않음ㅋㅋㅋㅋㅋ

이미 집 나온 지 한참 됐는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생각보다 비가 많이 왔다. 옷이랑 가방 다 젖고.. 버스 기다리는데 혼이 반쯤 나간 청년이 이상한 냄새나는 거 피고.. 버스를 20분은 넘게 기다려서 탔다.

시애틀은 다른 도시처럼 3일이나 7일짜리 교통 패스가 없다. 그냥 탈 때마다 돈을 내야 하고, 구간이란 개념이 있는데 그 구간 안에서 몇 시간 이내에 버스를 탄 영수증을 보여주면 얼마를 할인해주는 좀 복잡한 시스템이다.

티모바일에 가서 $65+7% Tax 짜리 6GB 선불 플랜을 샀다. 심을 갈아 끼우니 데이터가 팡팡! 만세!

나와서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을 찾아 걷기 시작했다.

이때 친구한테 '비가존나와. 난 우산이 없지. 맞고 다닐만한 줄 알았는데 존나추워 ㅋㅋㅋ존ㅋㅋㅋㅋㄴ낰ㅋㅋㅋ춬ㅋㅋ뤜ㅋㅋㅋㅋㅋ다리부들거랴'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

비가 점점 더 많이 와서 옷이 다 젖었다. 후리스 안에 바람막이를 입었는데도 티셔츠까지 다 젖었다. 생각보다 우산 쓰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가 매일 와서 그런가.

파머스 마켓을 둘러봤다. 해산물, 악세사리, 꽃, 과일 등을 팔았다. 그리고 끝에 있는 스타벅스를 찾았다.

스타벅스 특유의 초록색 STARBUCKS 글씨는 없었다. 소박한 간판 밑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지만 우리나라 해피아워 때 만큼 줄이 길진 않다. 날씨 탓인가. 그치만 줄은 서기 귀찮아서 사이렌 오더 하려고 2년 전에 미국에서 썼던 아이디랑 비번으로 앱 로그인하려는데 도저히 기억이 안 나서 그냥 가서 주문했더니 훨씬 빨랐다.

FIRST STARBUCKS STORE!

스타벅스 매니아라기엔 모자라지만 나름 스벅을 좋아하는 고객으로서 살 만한 기념품이 있나 보는데..파잌 플레이스 MD 넘나 촌스러움.. 텀블러랑 머그 아무것도 안 삼..

시애틀은 겨울에 추운 편인 데다 비까지 맞고 오들오들 떨고 있었기에 뜨뜻한 라떼를 시켰다.

'샌' 아니구요 eXtra Hot Latte..

라떼를 호호 불며 파이크 플레이스 초입에 있던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으로 갔다. 1호점은 자리도 없고 붐벼서 오래 있을 수가 없다. 리저브는 넓고 쾌-적. 하루종일 이고다니느라 허리 아작 날뻔한 맥북을 꺼내서 혼자 노닥거리다가 근처에서 일하고 퇴근하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다시 후드를 뒤집어쓰고 길을 나섰다.

춥고 배고프고―아직 한 끼도 안 먹었다.― 비 오지만 머스탱을 발견하면 찍어야죠. 구형이지만.

Olive 8 까지 15분 정도를 걸었다. 그리고는 친구랑 파스타를 먹었다.

가방을 보니 다 젖음.. 우산 사기엔 너무 짐이 될 거 같아서 비 맞고 다니는 미국 사람 코스프레 했다가 얼어 죽을 뻔했다. 다시는 시애틀의 겨울을 무시하지 마라!

조금 심심했지만 시애틀의 비를 실컷 맞고 2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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