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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um Jun 29. 2023

A-6. 상품개발자의 마인드셋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가?

 MD는 머천다이저(Merchandiser)를 줄여서 이르는 말이자 상품의 기획, 구입, 가공, 상품진열, 상품의 스크랩까지의 '상품'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MD라는 직무를 두고 흔히 하는 얘기가 '뭐(M)든지 다(D)한다'다. 왜 뭐든지 다하는 사람들일까?

 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왜 문제가 생기면 죄다 나한테 와서 해결해 달라고 하는가?'에 대해 불만을 품어왔다. 마치 깔때기처럼 모든 문제와 궁금증과 해결과제가 나에게 흘러왔다. 그것이 마케팅이나 품질관리와 관련되어 있어도 결국은 내가 중심이 되어 해결을 하는 구조였다. '그들은 왜 직접 해결하지 않고 나만 쳐다보고 있나?' 그런데 모든 이들의 논리는 같았다. '그건 네 상품이잖아.' 나는 이 말 한마디면 어떤 논리도 내세우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백기를 들었다. 단순한 논리지만, 이제는 그게 상품을 다루는 자들의 어쩔 수 없는 숙명임을 인정한다.

 

 MD가 뭐든지 다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앞서 상품 본질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브랜딩, 마케팅, 디자인 등 이 모든 것들이 결국 상품을 고객에게 어떻게 각인시키고 구매하게 하고 어필할지를 고민한다고 하였다. 즉 모든 업무가 '상품'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상품을 다루는 일을 하는 MD가 모든 업무의 영역과 연관이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만약 회사 내에서 MD조직에 소속이 되어 있다면, 모든 유관부서에서 늘 찾는 존재가 되어 있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상품을 만든다면 브랜딩부터 CS까지 모든 영역을 공부하고 수행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만큼 상품은 모든 영역을 포함하거나 연결되어 있다. 특히 Private brand를 개발하는 PB MD들은 상품의 개발 과정 전반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MD들보다 관여 영역과 책임이 훨 깊다. 일반 MD들은 상품의 출시 이후부터의 영역이지만, PB MD는 상품의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영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을 개발하고 다루는 사람이 갖춰야 할 마인드셋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보통 직장인의 마인드를 넘어서는 특별한 마인드셋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년간 상품을 개발하며 느낀 상품개발자에게 필요한 마인드셋은 크게 네 가.

상품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는 건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과정, 유에서 다시 무가 되는 과정, 즉 생로병사를 함께 하는 일이다. 무언가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기도 하지만 고통을 느끼게도 한다. 예기치 못했던 사건들이 일어나기도 하고,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상품개발자는 남다른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주인의식이 없이는 '내 잘못이 아닌데 내가 왜 해결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결코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

 더불어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상품을 통해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였다는 자부심과 소명의식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내가 정말 이롭고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상품의 주인으로서 수반해야 하는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여 창출한 매출을 통해 회사에 기여하고 있으며, 나아가 내가 만든 상품으로 인해 사람들이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상품개발자가 가질 수 있는 소명이다. 이러한 소명의식은 더 나은 상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상품을 둘러싼 다른 영역들에 대해 늘 공부하려는 올라운더의 마인드도 필요하다. 상품은 기획, R&D, 마케팅, 디자인, 물류, QC, CS 등 모든 영역의 중심이다. 깊지는 않더라도 넓게 다른 영역들을 많이 알고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나은 SCM(Supply Chain Management)을 구현할 수 있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으며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져야 할 마인드셋은 성공의지다. 상품을 개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정말 좋은 상품을 만들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성공의지는 상품개발자로 하여금 꾸준히 상품을 고민하게 만들고, 소비자의 니즈에 더 가까워지게 한다.

  

 거창한 소리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상품을 세상에 내놓을 것이라면 그만큼 무게감과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상품을 만들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마인드셋은 상품을 믿고 기꺼이 구매하는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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