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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um Jun 29. 2023

A-5. 상품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기획이 7할이다.


 이전 글에서 모든 상품에는 운명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상품에게 운명은 상품이 세상에 무엇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인지를 보여주는 존재의 의미이자 목표다. 상품의 운명을 부여한 후 상품 개발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품화 실행을 위한 설계자가 되는 일이다. 모든 상품의 개발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첫 단추이자 가장 많은 고민과 노력이 투자되어야 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상품 기획이라고 한다.

 상품의 기획 단계는 모든 과정의 틀을 잡아놓는 단계인 만큼, 충분한 검토와 고민을 통해 튼튼한 구조를 만들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흔히 상품 기획을 할 때 놓치면 안 되는 중요한 내용을 크게 3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 객관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가설을 수립,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상품이 실패하는 이유는 대부분 '내가 만들고 싶은 상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보통은 나의 생활패턴에서 밀접하거나 나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의 성공에 대해서는 확신을 하기 쉽다. 그러나 내가 레몬주스를 매일 마신다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레몬주스를 많이 마실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상당한 착각이다. 내 기호가 Mass market에 부합하는지, Niche의 영역인지 스스로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것을 좋아할 것이다, 원할 것이다'라는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해 나가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아주 기초적인 단계는 충분한 시장조사다. 늘 세상 움직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일수록 유리하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나가고 있는지를 주시하고, 어떤 트렌드를 통해 어떤 패턴으로 삶의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지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결국은 수요가 있는가? 있다면 충분히 있는가? 를 파고들며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해당 카테고리, 시장에 대한 기사나 통계자료를 검색해 보면, 수치에 기반한 성장세를 확인하기 용이하다.상품 홍보를 위해 기업에서 발행하는 기사보다는 식품산업통계와 같은 곳을 더 추천한다. 그리고 데이터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트렌드 분석 사이트를 활용하거나, 잠재 고객들에게 인터뷰를 많이 해보는 것도 인사이트를 얻기 좋다. SNS, 포털 언급량을 보는 것도 기본 중 기본이다. 그렇게 정성적, 정량적 데이터를 보면서 카테고리를 좁혀나가고, 트렌드 키워드를 도출해 나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어떤 콘셉트나 USP(unique selling point)를 더할지 윤곽을 잡아나가야 한다.

 

 둘째, 상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단계의 전략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계하여야 한다. 브랜드, 타깃 시장, 타깃 고객, 상품의 콘셉트, 특징, 가격, 디자인, 마케팅 채널, 프로모션 전략 등이 해당된다.

 예를 들어, 상품이 저칼로리, 건강에 좋은 연화식 콘셉트이라면, 고혈압이나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고, 디자인은 트렌디한 느낌보다는 신뢰를 주는 이미지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기능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구워 먹지 않아도 되는 전자레인지용 삼겹살을 개발한다고 하면, 타깃 고객은 1인 가구, 2030, 원룸 오피스텔과 같은 환기가 안 되는 공간에 살아서 요리를 잘하지 않으면서 고기 굽는 냄새가 부담스러운 이들에게 해당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안에 통마늘이나 소스를 같이 동봉해 주고, 최대한 간단한 용기 형태로 구현해야 할 것이다. 패키지는 구워 먹는 것만큼 맛있게 보이도록 음식 이미지를 강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냉동고에 보관해야 하니 사이즈가 너무 크지는 않게,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맛보다는 편의성을 한껏 강조한 문구가 좋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잡아 나가되, 실행 단계에서 전략은 중간중간 수정하면서 더욱 좋은 방향을 찾아나가면 된다. 그러나 초기 단계에서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할수록 시행착오로 인한 자원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과정이 일관성 있게 연결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각 과정에 담긴 메시지가 시너지를 내며 고객에게 임팩트 있게 전달될 수 있다.


 셋째, 실현 가능성과 리스크를 고려하여야 한다. 상품은 결국 실체가 되어야 한다. 상상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상품의 제조 설비, 가격 구조, MOQ(Minimum Order Quantity), 법적 리스크 등을 미리 검토하여야 한다. 그럴듯하게 상품의 운명과 스토리를 구성하고 콘셉트를 설정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막상 상품화를 하려고 보니 현실의 제조 설비 기술에서는 불가능하거나 경쟁사 대비 너무 높은 가격으로 설계가 된다면 그 기획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떤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지 가용 자원에 대한 검토가 사전에 이루어져야 비로소 실체를 만들 수 있다. 특히, 법적 영역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다. 법적 기준으로 인해 매력적인 셀링포인트를 상품 패키지에 녹여내지 못하는 경우도 생각보다 빈번하다. (참고로 우리나라 식품법은 상당히 까다롭다.) 진짜 고수와 초보의 차이는 이 현실 가능성 여부를 검토하는 단계에서 나타나게 된다. 경험을 통해 축적된 사전 지식이 작동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현 가능한 구조 내에서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 또한 상품 기획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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