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4. 모든 상품에는 운명이 있어야 한다.
의미, 미션, 메시지, 가치
우리는 자신의 분야에서 미친듯한 재능을 보이는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그 사람의 타고난 '운명'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내가 진짜 잘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거나 발전시키는 데에 오랜 시간을 보내지만, 어떤 이들은 마치 그것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만 같다. 그리고 재능에 노력을 더하며 금세 유명해지고 명예와 부를 만들어 나간다. 나도 다음 생에는 한 번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ㅎㅎ)
상품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상품에도 운명이 있을까? 물론이다. 상품은 상품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서비스이자 재화다. 사람처럼 타고나는 운명이 아니라 개발자의 기획 의도에 따라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 세상에 나와 사랑받는 상품들이나 내가 개발한 상품들 가운데 꾸준히 잘 판매되는 상품의 공통점은 이 상품이 어떤 운명을 안고 태어났는지 명확하다는 점이다. 너 왜 태어났니?라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할 수 있다.
타고난 천재에게도 각자의 영역이 다르듯이, 상품의 운명도 제각각이다. 예를 들면, 현지의 맛을 고스란히 국내 고객에게 전해 주기 위해서, 집에서 조리하는 불편함을 겪는 고객에게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는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 식당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그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 주기 위해서. 운명의 크기도, 이유도, 대상도 모두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자기만의 운명이 없는 상품들은 그저 의미 없이 존재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
즉 상품 개발의 출발은 상품에 어떤 운명을 부여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고민 없이 선언할 수 있는 상품인가. 그 후에는 어떻게 그 운명을 상품에 실질적으로 녹여낼 것인지 방법론을 고민하며 개발하고, 개발 이후에는 고객에게 어필하는 가장 핵심적인 셀링포인트가 된다. 고객은 상품을 구매하고 경험한다.
이처럼 운명은 상품에게는 '존재의 의미'이자, 상품 개발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미션'이며, 마케터에게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되고, 고객에게는 '가치'가 된다.
그렇다면 '어떤' 운명을 부여할 것인가? 스포츠 스타를 예로 들어 보면, 스포츠 종목에 따라 선수들의 연봉은 천차만별이다. 사우디에서 음바페의 이적료로 1조가 넘는 금액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만약 음바페가 축구선수가 아니라 비인기 종목의 스타였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이적료가 이토록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축구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고 시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상품도 마찬가지다. 많은 고객이 찾고 원하는 것, 세상에 유용하고 베네핏이 큰 운명을 찾아줄수록 상품의 가치는 올라간다. 당연한 시장의 이치다.
운명을 찾는 것은 간단하지만 어렵다. 늘 세상과 시장과 고객에게 촉각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 시장의 거시적, 미시적 트렌드와 흐름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 고객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을 불편해하고 있는가
상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질문들을 꾸준히 던져보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자신만의 경험과 편견에 매몰되지 않고 시장과 고객에 대한 관심과 관찰자적 관점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객에게 근사한 가치를 주는 상품의 운명을 찾아내는 것은 성공에 근접해지는 지름길의 시작점에 서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