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IT회사 팀원들의 우당탕탕 뉴스레터 제작기
안녕! 금은동이야. 지난 편에 이어서 둥둥레터의 인터뷰 코너를 만들면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할게. 저번에는 섭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섭외 끝! 본격 인터뷰 진행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동의서를 준비하는 방법부터 인터뷰 질문지를 뽑고 녹음과 녹화를 진행하는 방법까지. 기대해도 좋아!
섬앤섬 홈페이지에 구축된 '인터뷰 정보 활용 동의서' 링크를 섬주에게 발송해. 섭외 시에 많이 들어오는 질문들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명시하고 우려하실 법한 부분들에 대한 안내를 포함했어. 어디서? 누구랑? 얼마 동안? 가장 기본적인 질문들이니 궁금증과 불안함을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지.
인터뷰 내용을 콘텐츠로 활용하겠다는 동의서를 받는 것도 중요한 일이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수집된 개인정보의 항목과 이용목적, 이용기간 등을 안내해야 하거든. 일단 성함은 동의서 작성을 위한 항목이라 필수고 최소한의 정보를 받기 위해 닉네임, 나이, 직업, 메일 주소 등을 받고 있어.
추가로 MBTI도 선택적으로 받고 있는데 실제 인터뷰 진행 후에 우리가 티켓을 만들어드리면서 각 질문 섹션마다 대답해 주신 내용을 기반으로 타입을 구분하는 과정을 거쳐. 재밌게도 티켓 타입이 MBTI와 딱 맞는 분들도 있고 전혀 다르게 나오는 분들도 있어. 이 부분은 기회가 되면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줄게.
인터뷰에서 어떤 질문을 해야 의미 있는 대답이 돌아올까? 인터뷰 코너를 기획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했던 부분이야. 밥 먹었어? 물어보면 응, 먹었어.라는 대답만 돌아오기 마련이야. 뭘 먹었는지. 그 음식을 먹으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고 누구와 먹었고 다음엔 어떤 것을 먹을 생각인지, 또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술술 얘기해주는 사람은 드물어. 질문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지.
100문 100답, 무물(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등등 질문 목록을 참고하기도 하고 유퀴즈 같은 타 인터뷰 매체의 질문들도 참고했어. 핵심을 찌르는, 혹은 대상자의 마음을 열게 하는 질문을 뽑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 아직도 좋은 질문을 찾고 있어.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질문은 돈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느냐는 질문이야. 아주 사적이지만 엄청 엄청 엄청! 궁금한 부분이거든.
첫 질문지는 맥락도 없이 그냥 우리가 궁금한 것들만 나열해뒀어. 그 질문지로 섬앤섬 팀원끼리 인터뷰를 진행해봤어. 오감을 앉혀두고 금은동이 질문을 던졌지. 팀원 모두 인터뷰를 해본 건 처음이라 아주 어설펐어. 질문이 맥락이 없으니 당연히 인터뷰도 맥락이 없을 수밖에! PD와 작가, 카메라맨이 따로 있는 건 이유가 있는 거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었지. 진행자는 질문을 하나씩 해치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시간이나 큰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더라고. 그래서 질문지와 인터뷰 진행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있었어.
1. 일상과 취미
2. 주변인과 인간관계
3. 일과 돈
4. 고민과 꿈
일단 대답이 애매했던 질문은 삭제하고 파트를 4개로 나눠서 질문을 분배했어. 지금까지 인터뷰를 열 번 넘게 진행했는데 그동안 각 파트에 분배한 질문의 중요도나 둥둥레터 독자들이 원하는 정보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수정을 반복했어. (오른쪽 이미지)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섬앤섬 섬주 인터뷰 질문지야. 저 질문지를 기본형으로 두고 중간중간 대상자에 맞게 질문을 첨삭하고 있어.
인터뷰 시간을 체크해서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줄 (PD) 팀원과 인터뷰를 진행할 (MC) 팀원, 그리고 촬영을 진행하는 (DOP) 팀원. 이렇게 역할을 나눠서 금은동, 오감, 김새댁이 돌아가면서 하고 있어. 매번 자리가 바뀌기 때문에 닉네임을 외우기 힘드실까 봐 인터뷰지에 작게 자리 배치도를 그려드리고 있어.
인터뷰는 섬앤섬 회사 컨설팅 룸에서 위 이미지처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3:1로 앉아서 진행돼. 자칫 면접처럼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서 좋은 자리배치를 고민하고 있긴 한데 걱정과 달리 인터뷰가 진행되고 나면 다들 금방 편하게 대화에 빠져드시더라고.
섬앤섬팀은 대상자 분과 달리 큐시트 역할을 하는 진행순서가 적힌 질문지를 지참해. 섬앤섬 팀을 소개하거나 동의 항목을 재차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일종의 대본집이 필요하거든. 여기서 두둥~! 공개하자면 섬앤섬 인터뷰는 반말로 진행돼! 처음 보는 사람과 어떻게 반말을? 싶지만 이게 첫 문장 떼기가 어렵지 금방 익숙해져. 둥둥레터의 기본 톤이 친근한 반말이기도 하고 실제 인터뷰 대화도 친구와 하는 수다처럼 부드러워져. 우리 인터뷰가 딱딱할 필요는 없으니까.
우리끼리 할 말이 어찌나 많던지... 인터뷰가 두 시간씩 걸리는 거야. 그래서 중간에 화장실이라도 다녀오고 숨을 돌릴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2번째 섹션인 '주변인'에 대한 질문이 끝나고 (쉬는 시간)을 배치했는데 실제로 외부 섬주들을 모셔서 진행해보니까 다들 쉬는 시간을 드려도 쉬지 않으시더라고. 인터뷰 시간도 1시간 내외로 끝났어. 그래서 쉬는 시간은 없애는 방향으로 결정이 났지!
아무래도 리플 코너나 팁과 달리 실제로 손님을 모신다고 생각하니까 더 나은 경험을 드려야겠다는 책임감이 훨씬 커지더라고. 말을 많이 하다 보면 목이 마르고 당이 떨어질 수 있어서 음료와 간식을 배치한다거나 도착하시면 숨을 돌리실 수 있도록 기다렸다가 멀리서 오셨냐, 날씨는 덥지 않냐 는 식으로 아이스브레이킹 토크로 대화를 시작하는 등 사소한 노력을 하고 있어.
처음에는 어렵던 것들이 반복하다 보면 익숙하고 당연한 서비스가 되고 그다음 단계의 서비스를 고민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거 같아. 초반에 여러모로 어리숙했던 섬앤섬 팀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피드백해준 지인들에게 정말 감사해. 덕분에 점점 서비스의 완성도가 올라갈 수 있었으니까.
다음 편에서는 인터뷰를 진행한 뒤 콘텐츠로 가공하는 과정에 대해 얘기해볼게.
✤모든 이름들은 하나의 섬, '섬앤섬'
누구나 하나의 섬(aka.삶)을 가꾸는 어엿한 섬의 주인이란 뜻이야.
섬앤섬은 섬과 섬, 사람과 삶 사이에 편지를 띄우는 일을 하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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