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보험업 도전기 2

by 정현태

나는 내 삶을 두고 실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믿는 바대로 행하여 그것의 성패를 통해 진리를 확인하고, 호기심이 가는 것은 일단 해보는 경향이 있다. 인간은 경험해 본 것만을 진실로 알기 때문에, 인생을 탐구하고 싶다면 반드시 행동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도전을 좋아한다. 내게 도전은 다름 아닌 인생 자체를 놓고 하는 하나의 '실험'인 것이다. 그래서 이번 도전의 주제는 '내가 보험업으로 성공할 수 있을까?'였다.


솔직히 말하면 나의 직관이 이 일의 시작을 말리고 있었다. 어차피 실패할 일이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기어코 뜨거운 화염 속으로 뛰어드는 이 불나방 같은 인생! 난 미지의 힘에 떠밀려 결국 업계에 발을 담그게 되었다.


내가 일을 할지 말지 고민하던 시기, 본부장님과 면접 비슷한 것이 있었다.(본부장님은 나를 스카우트한 지인의 상사다.) 지인은 본부장님이 나를 한번 보고 싶어 한다며 이야기를 꺼냈고, 내게는 반가운 제안이었다. 이 만남 뒤에는 고민을 끝내고 드디어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약속된 날이 되었고 나는 모처럼 머리도 만지고 양복도 멀끔하게 차려입은 뒤 길을 나섰다.


본부장님은 60대 정도 되시는 여성분이셨는데, 첫눈에 엄청난 기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정도 기세는 가지고 있어야 이 업계에서 탑을 찍을 수 있구나'하고 내심 생각했다. 대화는 본부장님이 건넨 한 질문으로 시작되어 약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지인은 면접이 끝난 나를 마중하며, 나 이전에 데려온 세 명의 사람은 본부장님이 싫어하셨는데 나는 엄청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만한 자아가 꿈틀거렸고, 마음속에서 '사람 볼 줄 아네'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본부장님과의 대화에서 엄청나게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자연스레 나를 보험업으로 이끌었다.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본부장님이 건넨 첫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멀쩡히 잘하던 일을 그만두고 보험업을 하려는 이유가 뭐예요?" 나는 답했다. "저는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껴야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사람인데, 어느 순간부터 이 일에서 보람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며 저는 제 영혼이 죽어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후 대화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흥미롭게 진행되었는데, 중요한 것은 내가 대화 속에서 무언가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답한 이유만으로 선생 일을 그만두려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도 인지하지 못한 이유가 숨어있었고, 그 이유는 마침내 표면 위로 올라와 나의 존재를 확장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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