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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목 Jul 23. 2022

좋은 학원을 찾지 말고 좋은 선생님을 찾으세요.

한 사람의 등장으로 재편되는 우주를 경험하고 나면

아이들을 지도하는 선생으로서 한 학생과 인연 됨은 놀라운 사건입니다. 많고 많은 학생 중에, 그리고 많고 많은 선생 중에 하필이면 둘이 만난 것이죠. 관계는, 그러니까 인연이라는 것은 일단 맺어지고 나면 어떤 식으로든 삶을 바꿉니다. 오늘 먹은 점심이 삶을 바꾸나요? 물론 그렇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다고 삶이 바뀌나요?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삶에 있어 한 사람의 등장은, 그리고 그 사람과 깊이 관계함은 그 누군가의 우주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기도 하기에 유독 특별한 구석이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이 일을 대충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이 내게 주어졌다고 할 때, 어찌 이것을 가볍게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학부모님들께서는 좋은 학원을 찾을 것이 아니라, 좋은 선생님을 찾으셔야 합니다. 학원의 커리큘럼이 아무리 좋고, 학원의 교재가 아무리 좋아도 그걸 쓰는 선생의 자질이 부족하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선생의 자질이 충분하더라도 그 선생의 결이 우리 아이와 맞지 않다면 그것은 또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나에게 최고의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는 최악의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삶의 모든 것이 이토록 상대적입니다.


제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 큰 변화에는 늘 '관계'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저 또한 그들의 인생을 바꾸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가끔은 이 일이 무섭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지금 제가 지도하는 학생들도 제가 아닌 다른 선생을 만났더라면 훨씬 더 많이 성장할 수도 있었겠죠. 반대로 지금 어딘가에는 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있기도 할 겁니다.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어요. 이 일의 무게감이 그렇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일이니까요. 


그러니 학부모님! 좋은 선생님을 찾으셔야 합니다. 인연을 찾는 일이 망망대해에서 보물을 찾는 일 같기는 합니다. 그러니 조금 더 기간을 길게 잡으셔야 하고요, 조금 더 느긋한 마음으로 여정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학부모님들의 자녀분들이 좋은 선생님과 인연 되길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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