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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목 Feb 01. 2024

내 삶에 찾아온 세 번째 손님

2살 진도 믹스견 탄희

내 삶에 세 번째 손님이 찾아왔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세상에서 이 손님은 생사고락을 함께 할 가족이 되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피드에 항상 동물이 있을 정도로 나는 동물을 사랑한다. 더 정확하게는 존경하고, 경외한다. 이들은 우주이고, 자연이다. 무위를 행함으로 그저 살아가는 경이로운 존재들... 난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쓰다듬고, 뽀뽀하며 애정을 주는 걸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 작품을 보듯 그저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이 내가 사랑한다는 표현을 존경과 경외로 정정한 이유이다.


누군가가 내게 어떤 삶을 살고 싶으냐고 물으면 나는 늘 한적한 시골의 마당 넓은 집에서 유기견들을 돌보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따듯해지는 풍경이다. 나의 동기가 이러하니 몇 년 전부터 경제적인 여유가 조금 생기고는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한 생명을 책임지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나 자신도 잘 돌보지 못하는 내가 누굴 돌보겠나 하는 생각에 몇 번이나 마음을 접었다. 그 사이 결혼을 했고, 인간보다 강아지를 더 사랑하는 와이프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은 마음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렬해졌다. 와이프는 브라질을 떠나며 자식처럼 여겼던 강아지 다섯 마리와 생이별을 한 터라, 다시는 이별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며 입양을 반대했다. 그러다가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찾은 탄희의 사진을 보여줬고, 내가 그리 원한다면 입양하라고 말했다. 난 며칠 더 고민한 뒤 입양을 결심했고, 입양이 결정된 이후에는 와이프가 더 호들갑을 떨었다. 탄희는 그렇게 우리의 가족이 되었다.


탄희는 공장에서 키우는 암컷 강아지와 수컷 떠돌이개 사이에서 태어난 진도 믹스견이다. 2022년 7월 경에 태어났으니 벌써 2살 가까이 되는 성견이다. 탄희는 견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애초에 겁이 많은 성격인 것인지 3주 가까이 된 지금까지 우리 부부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내가 다가가면 도망치는데 그래도 와이프와는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아침이 되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반긴다.


떠돌이개와 반려견 중 누가 더 행복할까? 얼마 전 권기진 훈련사님이 쓰신 책 『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라는 책을 읽으며 생긴 의문이다. 그들의 속마음이야 알 방법이 없고, 여러 케이스가 있어 확실한 답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인간이 인간의 방법으로 개를 대하는 한 개들이 불행할 것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모쪼록 탄희가 우리 곁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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