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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항수 Apr 13. 2016

봄비

#시_2016. 4. 13.

봄비


겨울을 그리는
남자
봄을 노래하는
여자  


눈보라를 말하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그의 글에
생명을 부르지만
아프다는 그녀의 목소리에
시간은
제 자리를 내어준다


그를 바라보며 그녀는
잎사귀가 떨어진 나무 위로
흩날리는 하얀 눈을


그녀를 껴안으며 그는
메마른 고목 사이에
자라나는 푸른 새싹을


계절의 흐름처럼
그의 노랫말따라 흥얼거리고
그녀의 목소리를 써내려간다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세상을 적시고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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