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곳을 여행 간다던가 새로운 재료를 써본다던가
이런 것은 좋아하지만
새로운 영화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조금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새로운 영화는 내용을 이해하고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하기 위해
집중해야 할 시간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있죠
요즘은 그 시간이 아깝다고 느끼기에 영화나 드라마를 잘 안 봅니다
좋지만은 않은 습관이라 생각해요
(믿을 것 하나 없는 이 세상에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된다는 것은 약간의 도박이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어릴 때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던 어린 날의 저는
많은 실수와 상처를 주고받으며 자랐습니다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다 보면
또 다른 실수를 하고 또 다른 실수를 해서
제 존재 자체가 무얼 위해 존재하는지 혼란스러웠죠
도대체 난 왜 모든 관계를 망가뜨리며 사는 걸까
이것은 욕심과 질투 그리고 모자란 사랑에서 나왔던 거라 추측해봅니다
우리는 모두 처음 사는 삶 속에 실수를 하지 않으려 하고
완벽한 존재가 되길 원합니다
우월한 존재 혹은 누군가보다는 나은 존재라고 인식하며
위안을 얻죠
저는 이것을 그만하고 싶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와 경쟁하고
그들에게 상처 받고 그 상처를 덮고 덮다가
덧나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 말이죠
세상 모든 인간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할 수 없습니다
어느 방면에서든 빈틈이 있는 게 인간의 매력이죠
완벽함이란 강박을 벗어버리기란 한순간에 이뤄지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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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