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사주팔자를 극복할 수 있을까?

사주명리, 그 허망함에 대해

by 송다니엘



命之不可不信 而知命之君子 當有以順受其正

“명(命)은 불신할 수 없는 것이어서 명을 아는 군자라면 마땅히 순리로써 그 바른 명을 받아들임이 있어야 한다.”


지금보다 어린 시절, 허약했던 나는 잔병치레를 꽤나 했다. 그중 제일 문제가 되던 곳은 소화기관. 수능시험 때도 1교시에 화장실을 갔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조금 나아지긴 했다.


멀리 떠날 생각을 하다 보니, 고향에 있던 한의원을 찾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자주 가곤 했으니, 10년 만에 다시 찾은 셈이다. 원장님이 처음에 유심히 나를 지켜보시더니 해군 아니냐고 물으셨다. 밀리터리 유튜브를 볼 때마다 내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지금 안 찾아뵈었으면 어쨌을까 싶다.


먼저, 체질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는데, 어차피 많이 먹어도 살 안 찔 거고, 근육도 키울 수 없을 거라고 한다. 또, 등산이 좋다고 하신다. 그리고 덧붙이셨다. 체질, 너무 믿지 말라고.


또, 예전에 사주도 봐주셨는데, 당시엔 군대와 잘 맞을 거라고 했다. 이번에 다시 태어난 날짜, 시간을 말씀드리니, 군대 있었을 때 입방아에 올랐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덧붙이기를, 사주 다 쓸데없는 짓이라고 하신다. 본인은 3년 동안 사주에 푹 빠져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사주 때문에 인생이 안 풀리는 일도 있었다고 하셨지만, 이를 극복한 이후부터는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사주의 시작이 주역을 만들던 사람들이 심심풀이로 만든 것인데, 재미로 만든 것에 목숨을 거는 것만큼 어리석은 게 없지 않냐고 하신다. 결국 관상에도 ‘관상불여심상’이라는 말이 있듯, 운명은 내가 개척하는 게 아니겠는가.


사주 보는 사람치고 구라 안 치는 이도 없다고 한다. 그리고 본인이 얻은 자그만 지식으로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도 말씀하신다. 어디까지나 나에 대한 사주는 그냥 참고용이고, 너무 귀담아듣지 말라고. 그러면서 선생님은 내게 군대에 있을 때 상관들과 트러블이 있지 않냐고 물으신다. 그래서 되물었다. ‘선생님도 믿으시니까 물어보시는 거죠?’ 다음 10년 후에도 계신다면, 내 사주, 관상은 또 어떻게 바뀔지, 뭐라고 말씀하실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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