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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의 내래티브

분산 vs 대용량

by 송다니엘


제레미 리프킨은 본인의 저서 제3차 산업혁명에서 이렇게 말한다.


“3차 산업혁명은 분산된 재생에너지와 IT 기술의 결합일 될 것이다.”


그 분산된 재생에너지의 핵심은 어느 곳에서나 태양은 있고, 바람은 있다는 것이다.


이게 기존의 시스템과 잘 적용이 되는가. 태양광 패널을 지붕에 설치했다고 치자. 평소엔 수요가 어느 정도 있어서 괜찮은데, 태양이 내리쬐는 휴일에 집을 비운다면 이 수요를 책임지지 못할 것이고 과도한 수요로 몇몇 에너지는 그냥 버리게 된다. 이게 지금 이미 재생에너지를 많이 도입한 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꼭 태양광으로 공급하는 전기가 전력망으로부터 얻는 전기보다 싸다고 그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전력망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그것도 엄청난 전력망을.


여러 가지 모델이 존재하겠지만, 이런 관점에서 분산에너지 시스템보다 대용량으로 발전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게 이번 학기 관련된 수업을 맡은 교수의 관점이다. 그래서 대용량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수송하기 위한 대규모 전력망의 확대. 이는 국가 간 전력망 확대도 마찬가지다.


둘 다 해야 하는 게 맞긴 한데, 결국은 이게 경제적이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중앙집권형 에너지 형태가 이어져야 한다는 게 참 안타까웠다. 물론 경제가 중요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연구를 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추가로 설치하는 전력망 떄문에 결국은 전기료는 계속 오를 테고.




하지만 나는 분산에너지는 무조건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에너지를 최대한 많이 생산하고 화석연료를 퇴출하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저런 이유로 특히 돈 때문에 안 된다고 하면, 주객전도가 되는 꼴이다.


이처럼 독일만큼 큰 나라에서 원전 없이 100% 에너지전환을 하겠다는 나라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쩌면 대단하다. 그만큼 이에 대한 갑론을박도 많은 듯하다. 앞으로 에너지 시스템은 어떻게 변할까. 지금처럼 수요가 부족할 때마다 석탄 발전으로 때우고, 석탄 발전마저 사라진 그 빈자리를 가스, 결국에는 수소로 메울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많은 에너지를 모두 전력화할 수 있을까.


결론은 이 모든 걸 이루기 위해선 분산에너지, 중앙집권적 에너지 형태 모두 존재해야 하는 거다. 분산된 태양광 모듈, 풍력에너지, 중앙집권적인 해상풍력단지까지.


내가 이에 대해 연구를 하고 다른 결과를 내보는 것도 흥미로운 과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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