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만두의 유래
개인적인 사정으로 평일에 휴가를 쓰고, 아내와 함께 우리가 사는 동네의 주도인 슈투트가르트로 가게 됐다. 집에서 한 시간 정도 북쪽으로 가면, 칼스루에에 도착하는데, 그곳에서 또 한 시간 동남쪽으로 가야 슈투트가르트에 도착한다.
슈투트가르트.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보쉬 등이 있는 독일 남부의 대표적인 공업도시로, 뮌헨 다음으로 제일 중요한 산업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역시나 내가 보기에 살기엔 너무 좋지 않아 보인다.
독일인들도 항상 이야기하듯, ‘Ugly City’가 따로 없다. 우리나라에 있는 대표적인 대도시의 분주한 모습을 떠올리면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볼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슈투트가르트 시내를 벗어나니 그 풍경이 제법 괜찮다.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에서 해가 뜬 영향도 없지 않았겠지만, 우중충한 공장 도시에서 와인이 가득한 평화로운 시골 바이브가 풍기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검은숲 주변에 위치하여, 그곳으로부터 나온 물줄기들이 흐르는 비옥한 땅임을 실감케 한다.
그렇게 우린 돌아가는 길에 있는 유명한 수도원, Maulbronn에 가보기로 한다. 나보다 독일에서 지낸 햇수가 훨씬 오래된 아내는 자주 그러듯, 도착하고나서야 예전에 이곳에 와봤다고 했다 (예전에 만나던 연인과).
꼭 그런 디테일을 말할 필요는 없겠다만, 그녀는 자주 그런다.
각설.
평화로운 수도원에 도착해서 구경을 나서려는데 이상하게 수도원에 입장료가 있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뭐 사실 수도원이 내가 갔던 이탈리아 파도바, 로마에 있는 수도원에 비해 훌륭했냐고 물으면 그렇게 대답하기 어렵다. 다만, 그 특유의 평화로움, 고요함이 좋았는데 아내는 본인이 왔던 여름엔 사람이 엄청 많았다고 하니, 그것도 내가 평일 가을이었으니 그렇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수도원 내부까지 둘러보고, 아쉬운 마음에 기념품만 사고 돌아가려는데, 이곳에서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을 우연하게 알게 된다.
이 마울브론에서, 이곳 지방의 유명한 만두, Maultasche이 개발됐다는 사실. 이는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까지의 40일 동안 (사순절) 수도원의 수사들이 원래는 고기를 먹을 수 없는데, 하늘에 있는 신을 속이고 (Herrgottsbscheißerle) 고기를 몰래 먹기 위해 만든 음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음식의 이름이 Maulbronner Nudeltasche (Maulbronn Noodle Bag) -> Maultasche이 됐다는 것.
그렇게 이 이야기를 독일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몰랐다며 나보다 독일 역사에 대해 잘 안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뭐, 지금 찾아보니 위키피디아에선 이것도 하나의 가설이라고 하니, 꼭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이런 사소한 일들을 알고, 기록하고 소통하다 보니 나도 점차 이 사회에 점점 물드는 듯하다 (좋은 의미에서).
어쩌면 직장을 가질 때만 해도, 그냥 직장만 가진 것이지, 이 사회에 ‘동화’가 되었다고 보기엔 어려웠는데, 정말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동화가 이루어지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어떤 영주권이나 시민권이나 그런 절차들이 일정한 시간을 거치게 하는 게 그저 행정적인 차원을 넘어, 개개인의 사회에 대한 동화를 실질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여행이 아내의 영주권 신청을 위한 하나의 서류 때문에 그랬으니, 나 또한 아내 덕분에 이런저런 고민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즉 이제야 조금 더 독일에 대해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듯하다.
마치 아우토반을 달리면 달릴수록 이 도로에 익숙해지고, 이제 이미 수없이 지나본 칼스루에에서 프라이부르크까지 가는 A5의 아우토반과 검은숲의 풍경들까지.
정말로 더욱 더 이곳이 내 집이라는 걸 생각게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