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여행기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

by 송다니엘

2년 반 전에, 단풍이 절정일 때 왔었던 것과는 매우 다르다.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다. 장회나루 유람선도 탔으면 좋았겠지만, 비수기라 그런지 운행하지 않았다. 확실히 꽃 피기 전 봄은 황량한 느낌에, 물도 가물어서 보는 재미가 떨어지긴 한다.


제비봉을 조금 올라서 본 충주호의 경치는 장관이다. 호반 근처의 산행을 할 때만 경험할 수 있는 짜릿함이랄까. 고도는 낮아 짧긴 하지만, 바위산인 만큼 쉽지만은 않다.


짧은 등산을 마치고, 수안보로 향한다.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 최고의 온천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다. 백두대간, 즉, 조령산과 월악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깨끗한가보다. 이런 온천사업이 우리나라에서 사양길에 접어드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수안보 내 최신식 온천장이 문을 닫았고, 주변 상권도 살아날 것 같지 않아보인다. 당장 나도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 찾는 것이니 2년도 더 됐다. 아무튼, 등산 후 온탕에 몸을 푹 담그니 세상 그 어떤 팔자 부럽지 않다. 아재라면 아재다.


이윽고 공군 친구 집에 간다. 2년 전에 갔을 때와는 다르게 독신자 숙소에서 기혼자 숙소로 옮겼다. 공군은 독신자 숙소도 좋다고 생각했거늘, 기혼자 숙소는 역시나 훨씬 좋다. 역시 조종사 대우가 좋긴 하구나 싶다. 신혼집에 눈치도 없이 간 건 아닌가 미안한 마음이 들어 빈손으로 가진 않았다.


사진상으론 작게 보이던 반려견은 생각보다 몸집이 커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사람을 워낙 좋아하는 아이라 나도 좋았다. 조만간 세상에 나올 아이와 아주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거니 싶다.


친구는 요리를 참 잘한다. 우스갯소리로 전역하고 식당 차리는 것도 고민해봤단다. 비주얼로 승부 보는 거냐고 제법 놀려주기도 했는데,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맛도 훌륭했다.


하나의 일화로, 친구는 장모님과 결혼 전에 식기를 고르러 갔는데, 이것도 예쁘고 저것도 예쁘다며 쇼핑을 오래 하니, 장모님께서 ‘김서방 너무 까다로워.’고 했단다. 김서방이 보통 남성들보다 훨씬 미적 감각이 훌륭하다는 걸 집에 가서 직접 느껴본다.


집에 돌아와서 친구 생각이 나서 탑건을 봤다. 사실 영화 속 조종사는 해군인데다가, 한국의 톰 크루즈라고 하면,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후덕해져서 비주얼은 안 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는 톰 크루즈보다 멋진 일을 하니 존경스럽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무엇보다도 안전하게 우리 영공을 비행하길 멀리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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