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쥐의 서울구경
서울의 모습이 그리워 광화문을 중심으로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인왕산, 경복궁, 청계천, 덕수궁, 길상사, 삼청동, 인사동, 서촌 등등. 혹여나 외국 애들이 한국을 오게 되면 보여줄 사전답사를 위해서라고도 할 수 있겠다. 너무 금방 오기도 했지만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일이기에 올 수 있을 때 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생각하며 잘 왔다고 생각해본다.
택리지에 나온 서울을 잠시 인용해본다.
“함경도 안변부 철령에서 나온 산맥 한 줄기가 남쪽으로 500~600리를 뻗어가다가 양주에 이르러 올망졸망한 산이 된다. 이 산줄기가 동북방에서 한양 쪽으로 비스듬히 비집고 들어오다가 갑자기 솟아난 도봉산 만장봉 바위 봉우리가 된다. 여기에서 서남방을 향해 뻗어가며 조금 끊겼다가 우뚝 솟아 삼각산 백운대가 되고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 만경대가 된다.”
“한양은 동쪽과 남쪽, 북쪽에 모두 큰 강이 흐르고, 서쪽으로 바닷물이 드나든다. 여러 갈래의 물이 다 모여드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어, 이야말로 한 나라 산수의 정신이 다 모이는 곳이다.”
한 나라의 정신이 다 모인 곳. 적어도 지금까지 돌아다닌 곳 중에 산과 강이 있는 명당에 한 나라의 궁이 조화롭게 자리 잡은 곳을 본 적이 없다. 그 주변에 빼곡히 쌓인 빌딩과 무질서하게 세워진 건물, 구석구석 옛 모습을 간직한 거리까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서울의 매력을 다시금 느낀다.
한편, 시시때때로 북쪽의 위협 속에 살면서도, 이에 적응되어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을 직접 보며, 우리의 경쟁력에서 이곳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다소 안타깝기도 하다. 그래도 그 속에 나름의 재미와 행복이 있음을 이 짧은 체류 기간 동안 생각해본다. 섣불리 미래는 단정할 수 없지만, 다시금 방향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였다.
더 따뜻해질 봄날에, 모든 분들께 좋은 일 가득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