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시선 (feat. 엄마)
-브로콜리 줄기-
가장 싱싱한 유기농 브로콜리를 하나 산다.
꽃봉오리에 있을 벌레나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상당 시간 정성을 다해 세척을 마친 다음, 영양소가 최대한 파괴되지 않은 선에서 삶되, 잇몸으로 오물오물 으깨 먹어야 하는 아이에게 너무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은 상태로 삶아낸다.
대략의 감으로 숭덩숭덩 요리를 하는 나에게 적당한 때를 맞추어야만 하는 요리란 아주 고난도다. 나를 위한 요리도 이렇게 정성을 쏟아부은 적이 없다.
적당하게 삶아진 브로콜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아기에게 전해준다. 내 몫이 있다면, 손질해 주고 남은 투박한 브로콜리 줄기만이다.
언제부터인가 가장 맛있는 부분은 아기 먼저, 가장 좋은 재료는 아기한테 주고 있다.
뭐야. 우리 엄마 모습이랑 똑같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