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연애사

“이 세상, 어딘가 잘못됐다.”

by sun

원래 나는 사랑에 대하여 왈가왈부 하지 않는다.

글을 넘기려는 것 또한 하지 않으려고 했다.

많은 사짜들이 이 주제 하나로 말도 안되는 내용의 에쎄이를

책으로 출판하여, 사랑의 궁극적인 본질과 도덕성보다는

공감과 해결책에만 몰두하여 당장 본인에게 닥친

상황이나 마음의 상태를 책임지지 않고 최대한 섣부르게

그것들을 무마하려는 태도를 알려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을 대하는 본질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 아닌

하나의 정답 밖에 없다고 나는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풀어나갈 이야기는 이건 단지 연애관이 아니라

존엄성과 인간관계 전반에 대한 철학적인 반항이다.


항상 생각해왔다.


이 시대 사람들은 연애를 한다면서,

사실은 자기 결핍을 다른 사람의 감정으로

메우려는 도둑질을 한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사랑이라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건 상대를 조종하려는 욕망의 연극에 불과하다.


1. 현상: 진심이 조롱받는 시대


우리는 지금, 진심을 말하는 사람이

‘순진하다’는 소리를 듣고,


상대를 존중하는 사람이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는 시대를 살고 있다.


연애는 더 이상 교감의 장이 아닌,

‘누가 더 사랑받는가’, ‘누가 덜 상처받는가’를 겨루는

감정의 권력게임으로 전락했다.


자극적인 말투, 일정한 무관심, 미묘한 태도의 줄타기.

그 모든 것이 ‘썸’이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된다.

사랑이란 말은 여전히 입에 오르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는 가벼워졌다.

진심은 의심되고, 헌신은 ‘호구’라 불리며,

착한 사람은 뒷순위로 밀려나 있다.




2. 비판: 감정의 유희, 관계의 소비화


이제 사랑은 정서적 소비재다.

필요할 때 꺼내고, 질릴 때 접는, 감정의 일회용 상품.

그 안에는 책임도, 존중도, 깊이도 없다.


사람들은 불완전한 자아를 메우기 위해 누군가를 만난다.

그러나 진심으로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은 두려워한다.

그래서 이들은 관계를 선택하지만, 연결되지는 않는다.


그들은 ‘연애’를 원하지만, 그 안에 동반되어야 할

고결함, 배려, 자기 성찰은 구하지 않는다.

그 결과, 오늘날 연애는 많은 이들에게

쾌락을 동반한 피로감, 혹은 위장된 외로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나는 사랑이 기술로 전락한 시대에,

나는 여전히 여러 사람을 만나고자 한다.

사랑은 요령이 아니라 고결함이다.

그 사실을 잊은 시대에 나는 이방인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가끔씩 떠올려 보기를 바란다.

단순하게 사랑을 떠올리면 애틋하고 마음이 간질간질하며,존중이라는 태도가 사랑이라는 일차원적인 생각보다는

한 사람을 마음에 품는다는 이 행위는

상당히 고결하고, 책임감이 넘치며 공명도가 짙은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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