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피어도 돼
천천히 피어도 괜찮다는 말
수국과 에키네시아가
가르쳐준 위로
..
꽃잎 위에 고인
작은 우물 하나
잠시 쉬어가는
빗방울에 담긴 위로
"괜찮아,
천천히 피어도 돼."
말없이 내어주는
수국의 진한 보랏빛과
에키네시아의 화사함은
사랑의 시작이다
젖은 잎 사이로
마음 하나가
또르륵 흘러내려
잠시,
머뭇거림은
꽃이 되고
촉촉한 입맞춤으로
피어나는 붉은 속살
충분히 아름답다
.
*위 사진은 모두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사소한 음에도 바람이 스칩니다. 말보다 느린 손끝으로 오늘을 꿰어 씁니다. 작은 순간이 시가 되는, 바람을 따라 쓰는 사람, 정써니 입니다. 시집《시 한 점 바람 한 줄》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