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가운데, 이름만으로도 충분했던 곳
'Calling You-Bagdad Cafe OST' 음악이 흐른다.
음악은 곧 추억의 버튼이 되어
문득 오래된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바그다드 카페.
영화로도, 음악으로도 유명한 그곳.
한때는 이름만으로도 설렘을 만들던 장소.
2023년, 할리 120주년 기념행사로
66 루트를 바이크로 15박 16일 동안 횡단하던 여정 중
잠시 그곳에 들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뉴베리 스프링스.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낡은 건물 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다.
생각보다 작았고
생각보다 더 오래되어 보였다.
관광 명소라기보다는
시간이 멈춘 자리 같았다.
지금은 노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계셨다.
같은 티셔츠를
어떤 이에게는 16달러에,
내가 사려 하니 150달러를 부르셨다.
순간 귀를 의심했고
다들 웃음이 터졌다.
그 황당함마저
지금은 또렷한 추억이 되었다.
카페 안은
영화의 흔적과 여행자들의 사인이 빼곡했다.
빛바랜 사진들,
낡은 소품들,
세월이 그대로 붙어 있는 벽.
그곳은 특별해서 유명한 게 아니라
유명해져서 특별해진 공간 같았다.
사막은 여전히 황량했고
바람은 건조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자리에 서 있으니
어디론가 멀리 와 있다는 실감이 났다.
바그다드 카페.
이름 하나로 기억되는 장소.
하지만 내게는
66 루트의 먼지와
황당했던 150달러 티셔츠와
그날의 웃음까지 함께 묶인 기억이다.
어쩌면 여행은
풍경보다 에피소드로 남는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
그 사막의 공기와
낡은 카페의 내부를
잠시 다시 열어본다.
추억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가끔 이렇게,
불쑥 현재로 걸어 나오는 장면이다
https://youtu.be/oCLpLWcX2cg?si=-GgxCKa7ZV1mY_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