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의 주요이론_대리인 이론

by 담빛

대리인 이론이라 하면 가장 떠오르는 것이 “못된 대리인”이라는 이미지다. 주인의 부를 창출하기보다는 자신의 부를 창출하는 데 혈안이 되어있는 사람들을 관리하고 감시해야 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물론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초기 기업은 자본금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소수의 사람이 모여 자본금을 내고, 대부분 그들이 직접 기업을 운영하였다. 그러다 기업이 커지면서 소수의 사람이 낸 자본금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워졌고, 자연스럽게 투자자가 등장하게 되었다.


투자자의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하나는 돈을 투자하고 약속된 이자를 받는 형태, 두 번째는 돈을 투자하고 회사의 지분을 획득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채권투자자로 이들은 약속된 이자를 받으면 끝이다. 회사의 어떤 의사결정에도 참여하지 않고, 그들 스스로 기업의 주인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주인대리인문제의 발생은 후자의 투자자 때문에 발생한다. 이들은 회사에 자금을 투자할 때 이자가 아닌 지분을 받는다. 지분이라는 말 자체의 뉘앙스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회사 일부를 그들이 납부한 금액에 따라 소유하게 된다. 나는 이러한 시스템이 자본주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한다. 돈으로 남의 노동력을 사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기업에 자본을 투자하고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력을 이용해 기업이 큰돈을 벌기를 바라고, 돈이 벌리면 배당이라는 명목으로 한 몫 챙기는 사람들 말이다. 나 역시 주식 투자자로서 노동의 가치보다는 자본의 가치에 더 안달복달하고 있다. 씁쓸하다고 할 수도 없다. 노동으로만 먹고 사는 것이 녹록지 않음을 최근에 더 많이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와서, 주인대리인문제는 주식 투자자와 기업을 운영하는 운영자 사이에서 발생한다. 주식 투자자가 몇몇 소수일 때는 기업 운영자와의 관계가 좋거나, 혹은 그들은 잘 관리할 방안이 더 많았을 것이다. 소수일 때는 주인의식이 더 높고, 경영자는 소수 주인의 집중 감시를 피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대의 주주는 한두 명이 아니고, 수천 명, 수만 명이다. 한 기업의 주인이 이렇게나 많은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은 삼성전자의 주인이다. 그런가? 삼성전자의 주인은 이재용만이 아니고 나도 주인인 것이다(하지만 너무 소소하게 투자해서....주인 의식을 느낄수도 주인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도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주인이 이렇게 많으면, 주인은 기업에 대해서 잘 알기 어렵다. 주주가 주인라고 하지만, 기업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고, 갖고 있는 지분 역시 너무 보잘 것 없다면, 기업 운영자들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될 것인가??


경제학의 기본 전제인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를 생각해보면, 안 봐도 뻔한 행동을 할 것이다. 정보를 적당히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충족하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정보를 가졌다는 엄청난 힘을 이런 곳에 사용하는 것이다(정보의 위대함에 대해서는 신호이론에서 자세하게 이야기할 것이다!!!)

“주주들이 뭘 알겠어”라는 생각으로 방만한 경영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업에 필요하지 않은 자금을 마구잡이로 사용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주인은 허락했을 것이다.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이러한 상황에 계속 쌓이다 보니, 주인도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방안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당근을 주는 방법인 스톡옵션을 경영진들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같은 주인이 되면, 그들도 경영진의 입장만이 아닌 주주의 입장도 헤아리리라는 것이 큰 꿈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꿈은 헛된 것이 대부분이다.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경영자가 주주로 주인 의식을 느끼기보다는 경영자로서 기업의 이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성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가끔 정말 악덕 경영자는 주식을 엄청 끌어 올린 후, 자신의 스톡옵션을 행사하고 기업을 떠나는 예도 있다. “먹튀”라는 말이 찰떡같이 어울리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 스톡옵션의 방안은 지금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경영자 스스로 “선한 마음을 가지고 기업을 위해 열심히 하겠지“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당근을 주고, 제도가 필요하다. 제도적 측면에서 가장 많이 적용하는 것은 강력한 이사회이다. 이사회는 주주 또는 기업 외부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이 강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똑똑해야 한다. 아이큐가 높고, 소위 말하는 상위권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기업에 대해서 기업이 처한 상황에 대해서 면밀하게 분석하여 질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이사회는 거수기에 불과하다. 물론 이사회의 구성이 주로 대주주로 되어 있으니 대주주가 경영자인 우리나라에서는 ”강력한 이사회“라는 말이 얼마나 우스운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제도는 경영진을 감시하는 데 유용하다.


사외이사 제도 등의 도입이 나름대로 큰 역할을 했다. 물론 대부분 사외이사가 대주주와 관련이 있거나 교수 등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없는 것보다는 제도화 되어 있으니 어떤 방향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이왕이면 소수의 행복보다는 다수의 행복이 반영된 방향으로 변화를 기대해 본다. 다수의 자본이 아닌...다수의 사람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대리인 이론을 살펴보면 ‘우리는 왜 대리인이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하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겠는가!!! 주인의식이라는 것 자체가 주인이 아닌데 주인처럼 행동하라는 것이라면, 권리와 권한은 없고 의무만 있는 우울한 단어가 된다. 주인의식을 가지려면 제도적으로 문화적으로 권리와 권한, 그리고 책임을 지되 그 책임의 결과가 나락으로는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인대리인 이론 수업을 준비하면서 구글에 “Agency theory”를 검색하다 편의점 cctv 영상과 직장인이 출입구에서 이름택을 태그하는 장면을 찾을 수 있었다. 편의점 cctv의 본래의 목적은 편의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줄이는 것으로 여기서 불미스러운 일은 도둑과 관련된 것이다. 그러나 검색한 내용에는 “아르바이트를 관리하고 감시하는 데 이만한 도구가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아르바이트라는 대리인을 감시하는 장치로 cctv가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름택도 마찬가지다. 출근을 언제하고 퇴근을 언제하는지 관리하는 것은 인적자원 관리 분야의 기본이다. 이것 역시 8시간이라는 근무 시간을 잘 충족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것도 대리인 이론을 설명할 수 있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대리인 이론은 주인과 대리인이 있는 모든 상황에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간은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이기 때문이다. 경영학자와 경제학자들이 인간을 이렇게 정의해버려서, 우리는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동물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인간들의 속성에서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인 것과 함께 호혜와 협동, 협력이라는 것이 있는 데, 이 부분을 어느 순간에 나타나는지 경영학자와 경제학자는 알고 있을까??


나 역시도 학교를 위해 선한 마을을 가지고 나의 이익에 반하는 상황에서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인가?? 대답은 “아니다!!!”이다. 학교의 주인은 내가 아니고, 난 언제든 계약을 해지당할 수 있고, 가장 큰 이유는 나의 노동력을 너무 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부당함이 온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영자를 나쁜 사람들로 몰아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람들은 다 자기 사정이 있고, 자기가 받고 싶은 대우가 있으며, 방어를 통해 살아남고자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경영전략의 주요 이론_거래비용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