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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콜 Aug 02. 2024

절간 같던 불교는 어떻게 '힙'해졌을까??

절간 같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불교 하면 엄숙하고 진지한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이렇다 보니 불교는 요즘 젊은 세대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불교가 지속되려면 젊은 세대의 관심이 필수적인데 말입니다. 

불교계는 고민했고, 변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변신은 성공했습니다. 


홍보인들은 늘 대중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하는 미션이 주어집니다. 

올드한 기업 이미지를 세련되고 선도적인 이미지로 전환시켜야 하고, 

고착화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야 합니다. 


그러나 수십 년간 대중의 머릿속에 심어진 인식을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절간 같던 불교를 힙하게 만든 불교계의 변신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엄숙했던 불교가 어떻게 '힙'한 종교로 변신했는지 궁금해서 한번 살펴봤어요.


 '재밌는 불교'를 콘셉트로
MZ세대가 좋아하는 것을 접목시켜 친숙한 종교로 다가가기 

               

#나는 절로 : 속세의 짝 맺어주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름을 따온 사찰 소개팅

성공요인 : 인기 프로그램(나는솔로) 콘셉트 도입+낙산사라는 인기 관광지+젊은 세대 관심이 많은 템플 스타일+수행처로 인식되던 사찰에서 이루어지는 미팅이라는 의외성이 주는 궁금증+불교라는 공신력 있는 종교기관을 통한 안전한 만남이라는 인식의 결합


#'극락도 락이다' 네트워킹 파티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이 진행한 '극락도 락이다'란 이름의 네트워킹 파티가 화제 되면서 불교가 '힙한 종교'로 급부상하기 시작

성공요인 : MZ 세대가 좋아하는 요소들의 결합(축제+EDM+연예인), 종교의 색을 빼고 문화로 접근, SNS와 언론이 좋아할 만한 파격적 변신


#'수리수리 마하수리~' AI 불교 음악의 확산

유튜버 '곰딴'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반야심경은 유튜브 업로드 한 달 만에 40만 뷰 돌파

'수리수리 마하 수리'로 시작하는 '참회천수경'도 만들자마자 8만 회 돌파

찬불가는 올드하다는 편견을 깨며 젊은 세대의 자발적 참여와 확산 급물살

성공요인 : 뉴진스님 열풍으로 불교계에 AI 뮤직 확산+5분이면 뚝딱 음악을 만들 수 있는 AI 기술의 발전+불경에 음악을 입힌 형태로 콘텐츠 제작에 방점을 둬 저작권 문제 無


종교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
불교를 통해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지면 그것으로 족한 것


불교가 힙한 이미지로 변신하면서 동국대에는 올해 14개의 단과대 불교 동아리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불법단체(법학대)', '공양미 300석(공과대)' '캠폴스테이(경찰사법대)' 등 동아리명도 센스가 넘치는데요. 


또한 템플스테이 인기도 많아지면서, 사찰을 배경으로 릴스를 찍는 재미있는 트렌드도 생겨났어요.

https://www.tiktok.com/@coco_ysr/video/7046949010011180289


요즘 Z세대는 불교를 종교로 인식하기보다 즐기는 문화 또는 콘텐츠로 접근하는 듯한데요. 

불교계에서는 '종교의 궁극적 목표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불교를 통해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지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분위기예요. 


                    그런데 홍보하는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문화를 만들기까지 순탄하기만 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는데요. 

남들이 안 했던 무엇인가 새로운 파격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고, 변화를 시도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꼭 있기 마련이거든요. 

충주시 홍보맨 김선태 주무관은 '선 업로드, 후 보고'라는 결단을 통해 성공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깨어있는 상사를 만나 어려움 없이 파격적 시도를 해 보기도 하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끈질긴 설득과 증명을 통해 하나하나 변화를 이끌어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힙한 불교문화를 만들기까지의 과정은 어땠을까요?

'재밌는 불교'를 콘셉트로 스님 흉내를 내는 뉴진스님을 초빙해 DJ 파티를 연다고 보고했을 때 스님들의 반발이 엄청났다고 해요. 

"스님이 장난이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절대 안 된다"라고 말이죠. 

이때 행사 담당자는 불교의 '중도'라는 개념을 가지고 "내 의견만 고집하는 순간 그게 편견이 되는 것이다"라며, "이런 변화를 절대 안 된다고 반대만 한다면 그게 바로 편견"이라는 논리로 끊임없이 설득해 나갔고, 이에 동조하는 몇몇 스님들이 함께 하면서 최종적으로 승낙을 받아낼 수 있었다고 해요. 


사실 아이디어가 없어서 변화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우려하는 결정권자를 설득하지 못해 아이디어가 묻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러한 상황에서 DJ 파티를 성사시킨 담당자의 의지와 노력이 대단했다고 생각해요.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힘과 결단이 '힙'한 불교 이미지를 만든 결정적인 성공요인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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