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재택근무와 근속긴간의 상관관계
2023년 2월 회사 게시판에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지금까지 소문만 무성하던 재택근무 폐지관련 회사의 새로운 입장 발표였습니다.“재택근무 횟수는 자율이나, 업무효율을 위해 필요한 경우, 출근이 어려운 경우(자연재해), 감염병이 걸린 경우 가능하다” 였습니다. 결국 요점은 재택근무를 자제하라는 무언의 메시지였고 찰떡같이 알아들은 직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 하였습니다. 블라인드가 뜨거워졌고 불만 섞인 목소리들은 저 멀리 인사팀과 대표에게까지 전달되었던 것 같습니다.그리고 4개월 후 최대 주 1회 재택근무 자율 사용으로 재공지 되며 재택이 가능한 회사로 남게 되었습니다.
2020년 과거로 돌아가 쌍둥이를 출산하던 때를 회상해보면 그때 재택근무와 첫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막 번지기 시작하면서 감염병에 대한 위험성이 심각해질 때 회사에서 임산부는 재택하라는 공지가 떴습니다. 야호!!! 기뻐하는 저의 표정을 보고 얄미워하던 팀장 표정이 생각나네요~너무 철없이 좋아한 티를 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출산을 몇 달 앞둔 만삭 임산부 수준으로 왕복 4시간 출퇴근(청주-서울) 을 하고 있었던 터라 휴직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출산을 하게 되면 휴직기간이 충분히 필요하다 보니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려고 했었는데 때마침 코로나로 집에서 일하게 되었던 거죠 …그러나 장기간의 코로나 기간동안 회사는 전면 재택을 시행하였고 안타깝게도 그때 휴직 기간이었기때문에, 찐 재택근무 시스템은 경험해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2년의 휴직을 마치고 회사로 복직하니 암암리에 주 2회 재택 근무가 가능한 시기 였고, 장거리 출퇴근을 하는 입장으로 주2회 재택근무 조건을 보고 복직을 과감히 결정하였습니다.
올해부터 국내 재택근무는 빠르게 축소되고 있고, 미국 골드만삭스 같은 금융회사들도 출근 근무 재개를 공식화 했습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재택을 전면 폐지하고 싶지만 직원들은 이미 재택 경험이 있고, 재택이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기엔 직원들의 불만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공식적으로 최대 주 1회 재택이 허용 하였지만, 상사 승인 과정이 있기에 결코 자유롭게 재택 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닙니다.따라서 저는 재택근무 하기가 어려워져서 매일매일 출근 중입니다.
재택근무가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효율에 대해선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할 수 있는 일의 성격과 그 일을 해내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팀에 있는 신입사원은 작게 쪼개진 업무를 지시하고, 짧은 시간내에 완료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리드하고 있고,성과가 낮은 직원은 진행하고 있는 업무를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런 친구들이 재택하면 커뮤니케이션 빈도가 낮아지다 보니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결국 내가 맡은 일의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재택을 통해서 시간 효율을 극대화하고 성과를 내게 되면 재택근무라는 제도는 효율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지만, 쌍둥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재택근무는 절실히 필요한 제도입니다.
워킹맘 입장에서 재택근무을 하게되면 아이들을 케어 할 수 있는 확실한 시간이 보장되기 때문이죠!
새벽에 아이들 일어나기 전 출근 준비하는 시간을 자기개발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아이들을 밥 먹여서 어린이집에도 보내고, 친정 어머니와 시어머니는 힘들지 않게 아침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재택근무는 워킹맘에게 죄책감을 줄여주는 필수장치 같은 것 같습니다.
재택근무가 더 확대 된다면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정년퇴직도 꿈꿔보지 않을까 생각 해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