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차 오늘까지 10파운드를 감량했습니다.

나의 저탄고지 라이프

by 별빛

코로나로 갇혀 산지 7개월을 넘길 즈음, 이 흘러가는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내가 시간이 부족하단 핑계로, 완벽히 올인할 수 없단 핑계로 미루고 미루었던 수많은 일들…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무언가 새로운 공부를 했을 수도 있고,

배워보고 싶은 무언가를 배워볼 수도 있었고,

플루트를 하는 딸과 함께 멋진 곡을 하나 연습해 대회 준비를 할 수도 있었을 긴 시간….

그리고 나 자신을 완벽히 바꿔볼 수 있었을 시간!


사실 주기적으로 늘 다이어트를 시도한다.

7개월의 코로나 락다운 기간에도 한번 시작한 적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열흘을 넘기기 힘들다.

아무런 낙도 없는 답답한 코로나 생활 속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먹는 즐거움마저 빼앗기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며칠 하던 식단을 그만둔 채 그렇게 아까운 7개월의 시간을 흘러 보냈었다.


그리고 10월 20일

다시 한번 나를 바꿔보기로 결심했다.

이 시간을 활용해 보기로!


나의 실패 요인은 대부분 완벽주의적인 성향에 있었다.

시작하면 너무 빡빡한 기준을 정해놓고 나를 극한으로 몰아세웠다.

조금씩 적응해 가는 시간을 가지는 대신,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것처럼 모든 기준을 최상위로 세팅해 놓고 지키려고 노력하다 결국은 너무 힘들어 나가떨어지곤 했던 거다.

일단 저탄 고지라는 기본 틀을 잡았다.

저탄 고지를 하면 반드시 따라오는 간헐적 단식을 아직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항상 그 두 가지를 함께 시작하느라 공복감에 시달렸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저탄 고지라고 정해두긴 했지만, 고지 대신 시작은 내가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는 중지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모든 탄-단-지 그람수를 기록하는 대신, 나는 그저 내가 주로 먹던 탄수화물만 안 먹기로 했다.

절대 먹지 않을 것- 밥, 빵, 국수, 떡, 과자 등의 스낵류…

단맛의 과일들도 최대한 자제하며 개수를 세어가며 먹었다.

한국 책을 읽을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에 가입해 저탄 고지와 간헐적 단식에 관련된 모든 책들을 다운로드하여 읽기 시작했다. 날짜를 계산해 주는 앱에 시작과 동시에 다이어트를 기록해 내가 다이어트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났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좋아하는 와인과 맥주도 당분간은 절제하기로 했다.

마음이 흔들리고 약해질 때마다 다운로드한 책들을 읽으면 다이어트 욕구가 불끈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며 내 몸에서 생선 된 케톤의 양이 늘기 시작한 건지 공복감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간헐적 단식에 들어갈 수 있었다.


TIP

저탄 고지 식단을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공복감이 사라지게 됩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간헐적 단식을 하지 말고, 며칠 식단을 하며 기다려 주세요. 공복감으로 힘든 일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간헐적 단식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몇 번 저탄 고지 식단을 했던 적이 있는데,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원래 탄수화물류 보다는 단백질 식단을 선호하던 육식파 나에게 비교적 지키지 쉬운 식단임에도,

너무 많이 먹어서 체중을 줄이지 못했었다.

아무리 맘껏 먹어도 체중이 늘지는 않았지만, 별로 줄지를 않았었다.

칼로리 신경 쓰지 말고 양껏 먹어도 된다는 말에 다이어트는 염두에 두지 않고 편하게 식단을 한 거였다.

하지만 결국 저탄 고지도 다이어트는 다이어트다.

공복감 없이 비교적 자유로운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뿐이지, 일단 양을 예전보다는 줄여야 한다는 거다.

대부분의 간헐적 단식의 원리도 마찬가지다. 18:6의 18시간 공복시간 후 6시간만 식사를 한다는 건 그 6시간 동안 세끼를 다 먹는다기 보단 한 끼를 줄여 총섭취량은 어쨌거나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모든 끼니의 칼로리를 계산하며 식사를 기록하진 않았지만, 무심코 먹던 모든 간식들을 줄이고, 배고플 때만 먹었다. 공복감이 사라질 만큼 충분히 먹었지만, 과식을 하진 않으려고 노력했다.


TIP 2

저탄 고지도 다이어트입니다. 다이어트 전에 내가 100만큼 먹었다면, 이제는 70-80만 먹어야 합니다. 평소랑 똑같은 양을 저탄 고지 식단으로 먹는다고 살이 빠지긴 힘들어요. 맘껏 먹고 더 이상 찌지 않을 수는 있지만…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답니다. 저탄 고지 식단을 하면 공복감이 줄어들고 포만감이 오래 지속돼서 배고플 때만 과식 없이 먹는다면 자연스럽게 섭취량은 줄어들게 됩니다.



나는 결혼 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차곡차곡 살을 찌웠다. 어느 시기 한순간에 찐 게 아니라 정말 천천히 조금씩 꾸준히 찌운 살이다.

물론 중간중간 다이어트를 성공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은 다시 돌아왔다.

그래서 달랑 한두 달 힘들게 다이어트를 한다고 해서 끝내버릴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길게 보아야 한다.

짧고 굵은 게 아닌 가늘고 길게 가야 성공할 확률이 더 높은 거다.

얼마나 오래 지속할 수 있는지, 스트레스 없이 내 생활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그게 가장 중요하다.

내가 지금 다이어트 중이라는 걸 잊어버릴 수 있는 상태가 된다면 아마 가장 이상적일 것 같다.

저탄 고지를 시작하고 가장 먹고 싶었던 건,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떡볶이가 아닌 술이었다.

식구들 다 잠든 밤, 혼자 넷플릭스를 보며 혼술 하며 마시는 시원한 얼음맥주

입안을 감도는 향이 좋은 와인, 레몬 가득 짜 놓고 탄산수와 얼음을 가득 채운 보드카

저탄 고지 중 마실 수 있는 술은 저 중에 보드카가 제일 적격이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면 식단을 지키기 쉽지 않아 최소한 2주 정도는 식단에 올인하며 절주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나는 공교롭게도 저탄 고지 시작하고 며칠 지나 슬슬 술 생각이 올라올 무렵, 지금까지 살면서 한두 번 생겨볼까 말까 했던 눈 다래끼가 났고, 그 덕에 강제 금주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식단 2주쯤 지나 저탄 고지 안주를 곁들여 보드카를 마셨는데, 다음날 체중의 증가는 없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이틀 뒤 와인 중에 가장 저탄 고지에 적당하다는 샴페인을 마셨는데, 역시 체중은 늘지 않았다.

다만, 보드카 마셨던 다음날은 하루 종일 해장을 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끼며 속이 빈 듯 울렁거려, 방심했다가는 바로 실패하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는 거….

그래서 저탄 고지 중에 술은 역시 마시지 않는 게 좋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19일 차를 맞은 지금, 10파운드가 감량되었다..

저 정도는 어차피 강도 있게 일주일쯤 디톡스 하면 뺄 수 있는 정도지만, 중요한 건 저기서 멈추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아직 나는 가야 할 길이 멀고, 스트레스 없이 지금의 생활을 지속해 지금부터 20일이 지난 뒤에 또다시 10파운드를 감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definitely YES이다.

지금까지 내가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못 견디게 먹고 싶다거나, 지금 내가 먹는 게 너무 싫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술도 마실수 있고, 컨디션에 맞춰 22-23시간 단식을 하기도 하지만, 12시간 만에 먹기도 한다. 무조건이라는 지키기 힘든 기준 대신 Flexible 한 계획표를 가지고 내 몸의 컨디션에 맞춰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다이어트로 인해 느끼는 스트레스는 제로이다.



TIP 3

저탄 고지는 레몬 디톡스처럼 3일만 하고 끝날 수 있는 다이어트가 아니에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길게 잡으세요. 3개월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로 버려진 2020년을 돌이켜보니, 3개월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잠깐 하고 말자는 생각 대신, 오래도록 내가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적용시켜 보세요.



앞으로 내가 이 생활을 유지해 나갈 기간은 3개월로 잡고 있다.

6개월이나 1년으로 잡기엔 너무 길어 벌써부터 지치는 느낌이 들어, 일단 3개월!

나는 계속 관련 책들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자극을 부여하고, 더 좋은 방법을 찾아 연구할 것이다.

코로나로 버려진 7개월의 절반도 안 되는 3개월. 나는 그 기간을 나를 위해 투자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이곳에 기록해 둘 것이다.

과연 어떤 결론을 맺을 수 있을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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