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를 외치던 그 날은 과거입니까 미래입니까?
영원은 과거일까 미래일까
스스로 영원을 맹세했던 그 날을 기억해본다면, 영원은 과거이다. 과거의 조각들이 흩어져서 흩날리는 바람에 따라 사라진 그 날, 그 바람을 기억하고 있다면 영원은 현재에도 존재할까.
우린 영원히 함께 할 거야 라는 말은 과거에 있을까 아니면 현재에도 존재할까.
언제부터 영원이란 단어가 이렇게나 무거워져 버려서
내 삶 속에 짊어질 수 없는 단어가 되어 버린 걸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내뱉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그 순간의 행복을 위해서 선의의 거짓 약속을 내뱉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
영원히를 외치던 그 날은 과거입니까 미래입니까?
추억을 자꾸만 되살려내는 향초가 기억난다. 영원을 약속하던 순간에 내 코끝을 지나 지금의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어버린 그 가게 안의 향초 향기. 그 향기에 여전히 반응한다는 것은 무의식의 세계를 따져봐야 한다. 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그때 그 약속과 내 감정 그리고 너와의 영원. 과거라고 하기엔 생생한 기억이라면 과거의 영원은 현재에도 존재하는 것일까. 하지만 어느새 무의식마저도 이 모든 의문의 시작을 만들어낸 너의 모습을 지워버렸다. 영원을 외쳤던 나의 잘못은 관계가 끝난 뒤에는 영원을 외치지 못한다는 것까지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내가 갖게 되는 책임감은 우리의 영원을 위해서 나는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묶여있던 끈을 잘라내 버린 것은 나였다. 영원을 외치며 너와 나를 칭칭 감았던 끈을 내 손으로 잘라냄으로써, 나는 앞으로 ‘영원’이란 단어를 쓸 가치가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걸까.
과거에서 시작된 영원이 미래까지 함께 하느냐의 문제는 내 감정의 의지와 비례하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영원을 외칠 때에는 왜 몰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