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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스토리가 공룡을 이기는 세상(3탄)

#떡볶이로세계제패 #푸드컬쳐디렉터 #동남아 #브랜드마케팅

1. B.I. + story telling

2. 매뉴얼 / 시스템


브랜드 정체성에 대해서는 하루 종일 이야기해도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중요하고 그만큼 만들어 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두 번째 글을 읽고 피드백을 주신 한 대표님의 말씀처럼 브랜드는 사람 같은 유기적인 존재이다

처음 태어난 브랜드는 아직 갓난아기이고 이 아이에게 좋은 이름도 지어주고, 짓궂은 별명도 붙여주고,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혼도 내고, 좋은 음식 좋은 옷도 주고, 좋은 곳에 데려가면서 좋은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거와 같다


트렌드도 따져야 하고 타이밍 흐름도 예민하게 타야 하고 잠깐이라도 한눈팔면 아이가 불량 아이가 될 수도 모범생이 될 수도 스포트라이트 잔뜩 받는 연예인이 될 수도 있다


시기와 현실에 맞춰 변화를 주는 것은 '성장'이라고 생각하지만 옆집 자식이 더 멋져 보여서 옆집 자식 윗집 자식 따라 기준 없이 중심 없이 마구잡이로 바꾸는 것은 '아예 이름 다른 아이로' 키워 버리는 것과 같다


스타벅스를 들여다보면 로고도 조금 바뀌었고, 메뉴도 각 나라에 맞춰서 바꾸고, 시즌마다 다른 색깔의 옷을 입히지만 스타벅스는 중심(정체성)을 늘 가지고 가기에 다른 아이(다른 브랜드)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가 점점 그 시대에 맞게 성장하고 변화하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멋진 어른이 되어 가고 있다고 느끼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수많은 고민의 끝에 드디어 찾은 한 단어의 정체성

그다음 스텝은 어떻게 될까?


그다음 해야 하는 중요한 작업은 '스토리 텔링'이다

스토리를 만들고 브랜드에 절묘하게 입히는 작업을 말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필리핀에서 2번째로 만들었던 '오빠 치킨'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겠다

2년에 걸쳐서 기획했던 오빠 치킨의 브랜드 정체성 한 단어는 Authentic이었다


authentic  발음 미국/영국 [ɔːθéntik]

뜻① 진정한  ② 진짜의  ③ 실제의  ④ 믿을 만한

 

한국에서 마스터 프랜차이즈로 가져온 한국 토종 브랜드는 아니지만 '가장 한국적인 맛' '가장 오리지널의 맛' '이것이 진짜 한국 치킨이다' 슬로건을 가져가려고 했다

다른 치킨 브랜드들을 이길 수 있는 특히 본촌 (교촌이 아니다. 본촌 bonchon) 과의 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남고 고객들에게 기억 남게 하기 위해 위해 '오리지널'이라는 키워드를 잡았다


지금까지 먹은 치킨은 한국 스타일이었다면 우리가 보여주는 치킨은 '진짜' '진짜 한국 치킨' '우리 가게에서 치킨을 먹으며 작은 한국을 경험시키는 일'이었다


결국 '우리가 진짜다'라는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한국 스타일의 치킨이 아니라 진짜 한국 치킨이 먹고 싶다면 / 한국에서 먹은 그 맛 그 느낌 그 스타일을 경험하고 싶다면 오빠 치킨으로 와라"라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었다


그래서 Slogan과 Image &Expression 까지 듣고 보기만 해도 '오리지널 한국'으로 기억 남기 위해 모든 곳에 그 작업을 했다

OPPA CHICKEN! Korean Flavors, Home Grown Concept! It's Very Very Good!


그런데 스토리텔링이 왜 중요할까?


만약 내가 고객에게 '우리 브랜드는 한국에서 왔어요.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해요. 우리 음식은 정말 한국 치킨 맛이 나요'라고 하는 것과


'우리는 오리지널 한국 치킨의 맛을 필리핀 고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자 브랜드를 만드는 제가 직접 한국으로 돌아가 6개월 동안 한국 치킨집 주방에서 치킨을 튀기면서 몸소 치킨 튀기는 법부터 배우고 경험했으며, 한국의 맛을 찾고 그 맛을 오리지널 형태로 가져오기 위해 모든 소스 작업과 파우더 개발을 힘과 돈이 많이 들지만 직접 한국에서 R&D 하였고 소금 하나까지 한국에서 컨테이너로 직접 가져옵니다. 맛을 보시면 "아.. 이게 진짜 한국에서 먹던 그 맛이지.." 하실 거예요 오빠 치킨 한번 드셔 보세요' (그러면서 증거로 밑에 사진을 보여준다)


<한국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사촌동생이 놀러 와서 사진 한 장을 같이 찍었다. 화질이 좋지 않더라도 증거사진은 스토리 텔링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이 각기 다른 스타일의 두 가지 설명을 들은 후 어떤 치킨 브랜드에 마음이 빼앗기고 더 오랫동안 기억할까?

먹기도 전에 주문 하기도 전에 맛있을 거라 이미 상상할 것이고, 먹는 동안 음식이 맛있던 맛이 없던 이미 맛있다고 느끼고 스스로 결론 지어 버릴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고 좋은 브랜드라고 해도 손님이 오지 않으면 그것은 죽은 브랜드이다

그럼 손님들은 어떻게 그 매장에 오고 그 브랜드를 기억할까

두 번째 글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외국 손님들은 한국 음식이 아직 생소하고 경험한 기간이 짧기에 한국에서 얼마나 유명한 브랜드인지 주야장천 이이기 해봤자 기억을 못 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 텔링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근데 혹시 내가 들려준 스토리에서 눈치챘는가?

스토리텔링에도 테크닉 노하우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듣고 싶고 고객이 기억나게 '고객의 입장'에서 스토리텔링은 써져야 한다>


여기서 거짓말이나 허구적인 내용을 쓰라고 말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당연히 진실된 내용만 적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사실만 적으면 글이 딱딱해질 수 있기에 재미적인 fun 요소들을 곳곳에 집어넣으면 더욱 맛깔난 스토리가 될 것이다

너무 길어도 손님들이 듣다 보면 글에 취해 구매로 안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스토리를 만들 때 30초를 넘지 않는다

결국 스토리 텔링도 궁극적으로 손님들의 구매를 일으키려 하는 것인데 말이 길어지면 고객들은 금방 구매욕구가 떨어진다


그래서 나는 333의 법칙을 많이 사용한다

3 단어 3줄 30초 (내가 만들어낸 단어이다)

정체성에서 파생된 브랜드 이미지 관련 '3 단어'를 찾고, '3줄'을 넘기지 않으며, '30초 이내'에 설명을 마무리할 것


이 스토리 텔링의 노하우는 야시장에서 떡볶이를 팔며 터득한 현장 스타일이다

외국 손님들 특히 한국을 잘 모르는 손님들은 한국 음식이 굉장히 생소하다

그런데 떡볶이 김말이는 더더욱 생소한 하고 비주얼 적으로 익숙하지 않다 보니 처음에는 우리 매장 가까이 와서 음식을 쳐다보려 하지도 않았다

어떻게 어떻게 사정해서 손님들을 근처로 불러 모으면 나는 그때부터 나의 모든 정보와 지식을 총동원해서 떡볶이가 무엇인지 김말이는 어떻게 먹는지 손짓 발짓까지 합쳐서 구구절절 설명을 했었다

그러면 손님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해지고 내 이야기에 빨려 들었다

어떤 손님은 REALLY? WOW! 이렇게 반응까지 하며 너무 좋아하는데 문제는 그렇게 다 듣고 나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돼서 기뻐하고 좋아하는데 떡볶이 살래?라고 물어보면 THANKS NEXT TIME~ 하고 돌아서는 게 아닌가


심지어 수다는 나와 실컷 하고 옆 가게 가서 음식을 주문하는 관경을 자주 겪으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대체 뭐가 잘못된 거지...

분명 즐거워했는데...

대체 왜 안 사는 거지?


그러면서 결국 깨달은 사실은 스토리텔링은 가치나 정보 전달에서만 끝나면 안 된다는 것, 너무 길면 구매욕구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수다, 설명, 대화 vs 스토리텔링의 차이가 분명히 있었다


내가 하는 스토리 텔링은 결국 내 브랜드를 고객의 의식에 안착시키고 구매로 이어져야 하는 '목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수준에 맞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에게 너무 익숙한 양념치킨이 외국 손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아주 '특별한 음식'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스토리 텔링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큰 기업들을 상대로 내 브랜드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떡볶이 이야기를 다시 해보면 필리핀에 과연 나만 떡볶이를 파는 사람이었을까?

물론 야시장에서 파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 당시 분식집 김밥집 떡볶이 전문점 심지어 일반 삼겹살 집에서도 떡볶이를 사이드 메뉴로 판매하고 있었다


그런데 3년 반이 지난 지금도 우리 가게 떡볶이를 잊지 못해서 페이스북 쪽지를 받고 글을 남기고 어디 가면 살 수 있냐는 연락을 심심치 않게 받는다

그 이유는 뭘까?

우리 집 떡볶이가 정말 너무 맛있어서?


사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가격에 단가 맞추려면 대단한 재료를 넣어서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도 왜 우리 집 떡볶이를 그리워하고 3년 반이 지난 지금도 기억할까

그건 바로 스토리 텔링 덕이다


스토리 텔링을 통해 고객들은 우리 집 떡볶이가 가장 맛있고 가장 한국적이며 한국을 경험한다고 느끼게 돼버린 것이다


로컬 회사들부터 중국 회사들까지 정말 많은 기업들이 한국 브랜드들을 직접 만들고 해외진출시키고 있는 이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 자신의 브랜드가 고객들의 머리에 기억되려면 스토리텔링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가끔 큰 대기업에서 자본력과 광고로 홍보하는 제품도 아닌데 해외에서 굉장히 성공하고 자신의 분야를 아주 탄탄하게 키워가는 한국 제품들을 볼 때면 그것을 더욱 크게 실감한다

해외에서 성공하고 잘된 한국 브랜드나 제품들은 자본력이나 광고로 고객들의 기억에 남거나 성공한 것이 아니라 고개들의 입소문 결국 스토리 텔링이 잘 자리 잡아서 라고 생각한다

그중에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봤던 브랜드는 파파 레시피의 봄비 마스크팩과 로우로우 RAWROW 의 가방이다

(직접 이 두 브랜드를 찾아보시면 스토리텔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브랜드는 어떤 스토리를 품고 있는가?


나머지 이야기는 4탄에서!

To be continued_


 by. foodculture lab. 안태양


http://www.spot.ph/eatdrink/the-latest-eat-drink/68463/oppa-chicken-portico-oranbo-pasig-a1554-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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