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도착한 수경은 Ryan의 인기척을 느끼고 순간 흠칫 놀라며 시계를 확인했다.
2시.
생각해 보니 Ryan의 오전 수업과 오후 수업 사이 3시간 공강이 있는 목요일이었다. 그는 주로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저녁에 있을 과외 수업을 준비해 다시 학교로 돌아가곤 했다. 수경은 Ryan이 볼 새라 얼른 종이백을 등 뒤로 숨기고 조용히 신발을 벗었다. 그리고는 재빨리 아이들 방으로 들어가 그 종이백을 아이들 옷장에 넣고 문을 닫았다.
“Hey. What’s up?” (왔어?)
Ryan은 수경의 인기척에 거실로 나왔다. 수경은 재빨리 아이들 방에서 나와 남편에게 인사를 건넸다.
“I just... had a cup of coffee outside” (그냥 밖에서 커피 한 잔 마셨어.)
“You look good.” (오늘 예쁘다.)
Ryan은 수경의 차려입은 모습에 그렇게 말하고 바쁜 듯 자기 방으로 다시 들어갔다.
“Did you have lunch? I feel like 짜장면, do you want something to eat?” (점심 먹었어? 나 짜장면 먹고 싶은데 뭐 먹고 싶어요?)
“That sounds good for me. Could you order 볶음밥, then?” (그거 좋은 생각인데. 난 볶음밥 주문해줘.)
수경은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점심을 주문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주문한 음식이 도착해 둘은 오랜만에 식탁에 앉아 마주 보고 점심을 먹었고 수경은 Ryan의 눈치를 살폈다. 명품백을 용기 내어 사들고 들어온 나름의 정당한 이유가 있었기에 기새를 몰라 Ryan에게 설명해야겠다고 결심했다. Ryan이 집안 경제를 책임지고 관리하기에 카드값을 지불하려면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백화점을 나설 때의 자신감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고 수경은 긴장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때까지 수경의 머릿속에는 온톤 가방뿐이었다. Ryan이 식사를 끝내고 일어나 물을 마시자 수경이 물었다.
“So, Did you finish to prepare? What time you need to go back to school?” (수업 준비는 다 했어? 몇 시에 학교로 돌아가야 해?)
“Yes, I finished.” (응. 다 끝냈어.)
Ryan은 시계를 확인하고는 수경을 돌아보며 말했다.
“I need to leave from here at 3:30.” (여기서 3:30에 떠나면 돼.)
수경은 고개를 끄덕이다 마침내 용기를 내어 말했다.
“Honey. I need to pay 1,200,000 won for credit card bill each July and August. Total amount is 2,400,000 won I need.” (여보, 나 7월과 8월에 카드값으로 120만 원씩 지불해야 해. 합해서 240만 원 필요해.)
“Why?” (뭣 때문에?)
Ryan은 놀란 듯한 표정으로 수경에게 물었다. 수경은 그의 표정에 긴장했다.
“You must not like to hear about this, but I have to say it. I bought the bag which was I always wanted to buy. I just did it today with a credit card. But, I can pay next month. Please understand me.” (당신이 싫어하겠지만 나는 말해야겠지. 내가 늘 갖고 싶어 했던 가방을 샀어. 오늘 카드로 사버렸어. 다음 달은 내가 갚을 수 있어. 제발 날 이해해줘.)
수경은 Ryan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What? What did you just say? The bag? The bag which is over 3,000 dollars? You meant that one?” (뭐라고? 뭐라고 말했어? 그 가방? 3천 달라 넘는 그 가방? 그걸 말하는 거야?)
Ryan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라며 높은 톤으로 수경에게 물었다. 수경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Yes. I did it. Please let me explain to you. The bag means a lot to me. I can explain why” (응. 내가 설명할게. 그 가방은 내게 의미가 커. 내가 왜 그랬는지 설명할게.)
Ryan은 정말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수경을 쳐다보았다.
“I know you can’t understand at all but to women, the brand bag means pride and courage and..., ” (당신이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거 알지만, 여자들한테 브랜드 가방은 자존심과 용기야. 그리고...,)
수경의 말에 Ryan은 참지 못하고 중간에 말을 끊고 말했다.
“Not all women.” (모든 여자가 그런 건 아니지.)
수경은 Ryan의 이 같은 반응에 긴장된 얼굴로 계속 말을 이어갔다.
“ This bag gives me self-esteem and courage which I need now.” (그 가방은 지금 내게 필요한 자존감과 용기를 줘.)
“You can’t get from those things from that bag.” (그 가방으로부터 그런 것들을 얻을 수 없어.)
Ryan은 또 참지 못하고 말을 끊었고 수경은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말을 이어갔다.
“ And, I can give it to 보리 when she grows up. Like mom’s legacy. I want to give her something
precious gift in the future. Especially, this brand bag is a value.” (그리고, 난 보리가 크면 그것을 물러 줄 거야. 엄마의 유산 같은 거야. 미래에 뭔가 값어치 있는걸 딸에게 주고 싶어. 특히, 이 가방은 값어치가 있어.)
“Not all the women think like you, Not all the women think the bag is pride. That’s so stupid, Sukyeong! And you know what? I will not teach Bori that way.” (모든 여자들이 당신같이 생각하지는 않아. 모든 여자들이 가방이 자존심이라 생각하지 않아. 그건 너무 바보 같아, 수경! 그리고 당신 그거 알아? 난 그런 식으로 보리를 가르치지 않을 거야.)
Ryan은 수경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Please , Ryan. I know you can’t understand me and I can’t explain enough in English. But, I will not ask or buy something like this anymore. Please let me keep this bag. I need this bag now. I really...” (제발, 라이언.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거 이해하고 영어로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어.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걸 사거나 부탁하지 않을게. 그러니 제발 내가 이 가방을 가지게 해 줘. 난 지금 이 가방이 필요해. 정말로.)
수경은 가방을 가지기 위해 절망적으로 Ryan에게 애원했다.
“Where is the bag? Show me.” (그 가방 어딨어? 보여줘.)
수경은 얼른 일어나 아이들 방으로 걸어갔다. 어쩐지 이 가방을 보여달라고 말하는 Ryan이 이번에는 허락할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다. 수경은 숨겨 두었던 가방을 꺼내 Ryan의 눈치를 보며 그의 앞에 종이백을 놓았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종이백 속에 잘 포장된 상자를 열어 가방을 꺼내 들었다.
“Fuck. You really bought this one. You really did it. I can’t believe it” (젠장. 너 정말 이걸 샀구나. 정말로 샀어. 도저히 못 믿겠다.)
Ryan은 그 가방을 보고 이성을 잃은 듯 소리쳤고 수경의 기대감은 무너졌다.
“Wow, I never imagine you really buy fucking 3,000 dollars bag and bring in here. If you have money, go for it. I can’t give you, Sukyeong. Man, I am really disappointed at you.” (와우. 난 당신이 3천 달러 가방을 진짜로 사서 여기에 가져오리라 상상도 못 했다. 당신이 돈 있으면 사. 나는 줄 수 없어. 와, 진짜 당신에게 실망했다.)
Ryan은 수경을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하지만 수경은 그 가방을 구입한 후, 자신이 느꼈던 행복감들이 떠올라 남편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Once in my life. After all, this is not happen again. Ryan. I really want to keep this bag. I need it. I will write down the letter about the reason why I need this bag. Because right now, I am so nervous so I can’t explain to you. But, after you read the letter, I am sure you can understand. So please try to understand me at least once. Please.” (그냥 내 인생에 단 한 번뿐이야.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라이언. 나 정말 이 가방을 갖고 싶어. 나 필요해. 내가 왜 이 가방이 필요한지 편지로 쓸게 왜냐하면 지금은 너무 떨려서 당신에게 제대로 설명을 못하겠으니까. 하지만, 당신이 내 편지를 읽으면 당신이 이해할 것이라는 걸 확신해. 그러니 제발 한 번만이라도 나를 이해하도록 노력해봐.)
가방을 가지고 얻은 자신감은 이미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다. 그저 이 가방을 가지려고 남편 앞에 애걸하는 초라함만이 남았다.
그런 수경 앞에 Ryan은 검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단호히 말했다.
“Listen, Sukyeong! You go to the department store and refund, OK? I don’t want to see that bag anymore. It makes me puke physically. Our conversation about that bag is over.” (잘 들어, 수경! 백화점에 가서 환불해, 알았지? 난 더 이상 저 가방 안 보고 싶어. 실제로 구역질 날 것 같아. 이 가방에 대한 우리 대화는 이것으로 끝이야.)
“What? “ (뭐?)
마침내 모멸감을 느끼던 수경이 화가 나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What did you say? Puke? I was begging you. I have begged for almost for 4 years. If you respect me, you must try to understand why your wife couldn’t give up on this bag instead of mocking like that. You don’t respect me at all.” (뭐라고 말했어? 토하겠다고? 나는 당신한테 애원했어. 거의 4년 동안 애원했어. 당신이 날 존중한다면 당신은 왜 내가 이 가방을 포기하지 못하는지 그렇게 조롱하는 대신 나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을 거야. 당신은 날 전혀 존중하지 않아.)
Ryan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녀를 보며 말했다.
“No. I respect you, but this is different subject.” (아니. 난 당신을 존중해. 하지만 이건 다른 주제야.)
“ I can’t! I can’t refund.” (할 수 없어. 반품할 수 없어.)
수경이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
“If you really want to get the fucking bag, pay with your money. Not mine. OK?” (당신이 정말로 그 말도 안 되는 가방을 가지고 싶다면 당신 돈으로 해. 내 돈 말고. 알았어?)
소리를 지르는 수경에게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Ryan은 또 검지 손가락을 그녀 앞에 치켜세우며 단호하게 말했고, 수경은 눈앞에 있는 Ryan의 손을 사납게 쳐내며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
“What did you say? Wow. You, dirty bastard. You really look down on me because I can’t make money.” (뭐라고 말했어? 와! 너 정말 더러운 새끼다. 너 정말로 내가 돈을 벌지 못한다고 나를 무시하는구나.)
“No, I don’t. I just don’t want to pay for the bag.” (아니. 난 단지 저 가방에 돈 쓰고 싶지 않은 것뿐이야.)
Ryan은 그녀를 보며 답답한 듯 말했다.
“No. You do. You just said that if I want to get this bag, pay with my money. How? How can I pay? I am working at home.” (아니. 당신은 날 무시해. 금방 그렇게 말했잖아. 내 돈 있으면 사라고. 어떻게? 어떻게 내가 살 수 있지? 난 집안일을 하는데.)
점점 더 격양되는 수경을 보며 Ryan은 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No. That’s all in your head, not me. I just said that refund the bag. That’s it.” (아니. 무시한다는 건 니 머릿속에 있는 거야. 내가 아니라. 난 그저 그 가방을 반품하라고 했어. 그게 전부야.)
수경은 이제 푸념하듯 그에게 말했다.
“All my friends’ husbands bought the brand bags because they understood their wives about how hard their wives’ work for their kids and for the family. This is my culture and you have the Korean wife.” (내 친구 모두 다 남편들이 그들의 아내가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이해하기에 그 가방의 브랜드를 사줬어. 이게 내 문화이고 너는 한국 아내가 있잖아.)
Ryan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I am an American.That’s not my culture. Whatever your culture, I can’t spend that much money for the bag. If you guys’ culture really is that, you, a Korean is such a snob. Koreans are inferior human if it is your culture. You guys just compete to show off each other.” (난 미국인이야. 그건 나의 문화가 아니야. 너희 문화가 무엇이든 나는 그 가방을 위해 돈을 쓸 수 없어. 정말로 그것이 당신네들 문화라면, 한국사람들은 속물이야. 그것이 정말 당신 문화라면 한국인들은 수준이 낮아. 당신들은 서로 보여주기 위해 경쟁할 뿐이야.)
그의 말에 수경은 거칠게 그의 가슴을 밀며 소리를 질렀다.
“What did you say? Now, are you mocking my country too?” (뭐라고 말했어? 이제 내 나라까지 조롱해?)
수경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흡사 온몸에 털을 곤두세우고 상대에게 날카로운 이빨로 위협하는 고양이 같았다.
“You never empathize how hard being mom and what I’ve done for kids.” (당신은 한 번도 엄마로서 얼마나 힘든지, 내가 아이들을 위해 뭘 해왔는지 공감해본 적 없어.)
이미 이성을 넘은 수경의 분노에 Ryan도 질세라 말했다.
“Oh. You are only the one takes care of kids, huh? What I am doing here , you think? I am working 40 hours for a week to make money for my family. I don’t have any time for myself. Only what I am doing for fun is just playing bowling once a week. We need to save money for the kids. Not only cost of living. Kids are getting old and it means we need more money for them. We must plan for money. That’s why I am working , working and working. I have a plan for this family. But, What did you do? You spent over 3,000 dollars for that bag.” (오. 너만 아이들을 돌보는구나. 어? 당신 생각에는 나는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한주에 40시간 일하며 가족을 위해 돈을 벌고 있어. 나를 위한 시간이 전혀 없어. 1주일에 한번 볼링 치러가는 것이 나의 유일한 즐거움이야.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돈을 모아야 해. 단지 생활비만이 아니야. 아이들은 점점 커나가고 그것은 더 많은 돈이 든다는 걸 의미해. 우리는 우리 돈을 계획해야 해. 그래서 내가 일, 일, 일 하는 거야. 나는 우리 가족을 위해 계획이 있어. 그런데 당신은 뭘 했어? 그 가방에 3천 달러 이상을 썼어.)
Ryan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Ah~ I see.Because you are making money for us, I should just thank you. You meant, right? I just shut my mouth and don’t spend your money for me. Just I should raise kids well. That’s all what you want from me. Right? If you are saying that , Mr. , you can stay home and take care of kids. I will make MONEY. I would rather go out and make money. You stay home then. I don’t want to spend your fucking money. Raising kids is hard core job and I was kind of , saved money or made money for my family by doing that. If you stay home, you will see how much money I saved for our family. You are just Scrooge for your wife because you don’t respect me. To be honest, you are doing nothing for kids other than you make money. And working outside is break time from crazy house with kids. I really wish that you stay home with kids and figure out what I am dealing with everyday.” (아~ 알겠어. 당신이 돈 번다는 이유로 나는 그저 당신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는 거구나. 맞지? 나는 그냥 입 다물고 나를 위해 당신 돈을 쓰면 안 돼. 난 단지 아이들만 잘 키우면 돼. 그것이 당신이 나에게 원하는 전부지? 당신이 그렇게 말한다면, 아저씨, 당신이 집에서 애들 보고 머물러. 내가 돈 벌게. 나는 나가서 돈 버는 편이 좋아. 그러니 당신이 집에 있어. 난 당신의 그 거지 같은 돈 쓰기 싫으니까. 애들 키우는 건 정말 힘든 일이고 난 그 일로 가족을 위해 돈을 모으거나 벌은 셈이야. 만약 당신이 집에 있다면, 내가 가족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아꼈는지 당신은 알게 될 거야. 당신은 아내를 존중하지 않기에 아내에게만 스쿠르지 영감이야. 솔직하게 말해서, 당신은 아이들을 위해 돈 버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안 했어. 그리고 밖에서 일하는 것은 아이들과 정신없는 집으로부터 휴식을 갖는 거야. 나 정말로 당신이 집에 머무르고 아이들과 지내며 내가 매일 뭘 감당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좋겠어.)
수경은 자신도 목이 아프다 느낄 만큼 소리를 질러댔다.
“What? I am doing nothing for kids and you? That really hurts me. Hey. Watch your mouth. I think you are really spoiled that you never thank me.” (뭐? 내가 아이들과 당신을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정말 나를 상처 주는구나. 말조심해. 당신 정말 전혀 고마움을 모르는 버릇없는 사람이야.)
Ryan은 수경의 말에 격양된 듯 목소리까지 떨렸다.
“Spoiled? Great! What a jerk you are! I can’t live with you anymore. As soon as I can find the way to get a job and a house for me and kids, I will move out. This is your house and live happily forever by yourself. I won’t spend fucking your money anymore.” (버릇없다고? 와 굉장하네. 너 정말 버러지 같은 놈이다! 난 당신이랑 더 이상 살 수 없어. 내가 나와 아이들을 위해 직장과 집을 구할 수 있다면 내가 나갈게. 여긴 당신 집이니 혼자 행복하게 잘 살아. 나는 더 이상 그 더러운 당신 돈 안 쓸게.)
수경은 그에게 협박하듯 말했다.
“Listen. You can’t take my kids away from me. You understand? They are my kids.” (잘 들어. 너는 내게서 아이들을 뺏을 수 없어. 알아들어? 그들은 내 아이들이야.)
Ryan은 다시 수경과는 상대적으로 차분하고 무거운 목소리로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주어 말했다.
“Sorry you don’t have money even for that bag now. So you can’t take care of kids without money. I can’t give my kids to you. I can’t trust that you can give a financial support for my kids.” (미안하지만 넌 지금 그 가방을 지불할 돈도 없잖아. 아이들을 돈 없이 돌볼 수도 없고. 나는 당신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재정적인 지원을 줄 수 있다고 믿지 않아.)
Ryan은 그렇게 덧붙이며 그녀에게 피식 웃기까지 했다.
수경은 마지막 남은 팽팽하게 견디던 이성의 끈이 끊어져 나가는 것을 느끼며 울면서 소리 질렀다.
“You are the worst person ever. Fuck you, Ryan. You are the dirtiest bastard who I never seen before. You win. I won’t forget what you just told me today.” (당신 정말 세상에서 제일 나쁜 사람이다. 개자식, 라이언. 난 당신같이 더러운 나쁜 인간을 본 적이 없어. 네가 이겼어. 당신이 오늘 내게 한 말 절대로 잊지 않을 거야.)
수경은 거실에 앉아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Ryan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 가방을 메고 현관으로 나가며 말했다.
“I gotta go for work.” (나 일하러 가야 해.)
그는 도망치듯 현관문을 열고 나가버렸고 수경은 한참을 울었다. 수경은 당장 따라 나가 그의 등 뒤로 그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는 소리를 해버리고 싶었다.
‘너 때문에, 그래 너 때문이야. 내가 이렇게 몹쓸 병에 걸린 게. 그토록 비열하게 말하는 너 같은 인간이랑 사느라 내가 병에 걸린 거야. 이토록 아내가 원하는 것 하나, 그저 가방 하나 사주는 게 그리 아까워서 이렇게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니. 그 가방은 내가 한 고생과 내 마음을 알아주는 너의 유일한 마음이라는데.... 친정도 없고 도와주는 이, 위로해주는 이 하나 없이 아이들 데리고 발 동동 구르며 사는 나를 인정해 달라는 건데. 그렇게 너에게라도 인정받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초라한 것뿐인 내 인생에 번쩍이는 비싼 가방 하나라도 있으면 최소한 남들에게는 내 초라함을 감출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가방이 갖고 싶었어. 너만은 나를 이해해 주리라 믿었는데....’
수경은 거실 바닥에 엎드렸다.
‘나 죽는대. 나 곧 죽는대. 너 참 나쁘다. 나 죽는다고 나쁜 새끼야.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이렇게 더러운 병에 걸린 건 다 너 때문이야. 내가 원하는 것에 조롱하고 무시해서 내가 너무 속상해서 병에 걸린 거야. 어릴 때는 아빠라는 작자의 폭력으로 만신창이가 되었고 결혼해서는 너의 폭력적인 말과 너의 이성이란 가면을 쓴 냉정함에 상처를 받았어. 그래서 이런 병이 생긴 거야. 이 모든 이유가 다 너와 아빠 때문이야.’
수경은 마음속으로 내 지르는 소리였지만 목이 아팠다. 수경은 지쳐 버려 거실 바닥에 누웠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나자 Ryan이 남겨놓은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It hurts me.” (당신 말이 날 아프게 해.)
“I am working, working and working.” (나는 일, 일, 일만 해.)
“I don’t have any time for myself.” (나는 나를 위한 시간이 전혀 없어.)
“I gotta go for work.” (일하러 가야 해.)
수경은 눈물을 닦으며 일어나 가방을 상자에 조심스레 담고 종이백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종이 가방 안에 있는 영수증을 확인한 후, 종이백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We need to save money for the kids.”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돈을 모아야 해.)
Ryan의 말이 떠올랐다.
수경은 시계를 확인하고는 세수를 하려고 욕실로 들어갔다. 마스카라가 눈물로 얼룩져 눈이 시커멓게 번져 있었다. 클렌징크림으로 평소보다 더 세게 얼굴을 문질러 화장을 다 지워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