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몸속 수화기

by Momanf

저녁 7시 무렵, 수경은 아이들을 목욕시키기 위해 욕실로 데려가 아이들이 옷 벗는 것을 도와주었고 Ryan이 수경의 뒤를 따라 들어오며 말했다.

“Sukyeong, Why don’t you relax? I can give them bath.” (수경, 좀 쉬는 게 어때? 내가 아이들 씻길게.)

수경은 옷을 벗기다 Ryan을 돌아보며 대답했다.

“Honey. I am O.K.. And I want to give kids bath. No worries. If I am tired, I will ask you.” (여보, 난 괜찮아. 내가 애들 목욕시켜주고 싶어. 걱정 마. 내가 피곤하면 당신에게 부탁할게.)

“OK. Then.”

Ryan은 욕실 문을 닫아주고 나갔다.

보리와 준이 옷을 벗으며 서로의 배꼽을 가리키며 까르르 웃었다.

“배꼽 배꼽, 야야야야~”

아이들이 서로의 배꼽을 가리키며 키득거리자 수경도 웃었다. 보리가 따듯한 물을 받은 욕조 안으로 조심스레 들어가자 준이가 따라 들어갔다. 수경도 옷을 벗고 함께 욕조에 들어가 아이들과 맨살을 비비며 아이들을 안아 주었다. 준이가 수경의 배꼽을 향해 “배꼽 배꼽 야야야야~” 하고 웃자 보리도 엄마의 배꼽을 보며 웃었다. 수경은 자신의 다리 사이에 앉아 있는 아이들을 품 안에 한번 안아 본 후, 천천히 아이들의 등과 머리를 물로 적시고 손으로 마사지하듯 문질러 주었다. 몸 구석구석 비누 거품을 내 한참을 문질러주며 수경이 말했다.

“언제 이만큼 자랐을까? 완전 쪼꼬미 애기들이었는데....”

“나는 이제 큰 엉아야 엄마.”

준이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게 말이야. 우리 준이는 정말 멋진 형아가 되었어.”

“응. 보리는 큰 누나가 되었지?”

준이가 보리를 보며 말했고 수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 보리도 큰 누나가 되어서 늘 준이를 도와주고 보살펴 주잖아. 그렇지?”

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다 도와줄 수 있어!”

준이는 보리에 질세라 수경을 돌아보며 말했고 수경은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렇고 말고. 우리 준이 형아가 우리 가족을 얼마나 잘 도와주는데?”

항상 다른 아이들보다 느려 걱정했던 준이가 어느새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어 기특했다. 늘 힘세고 발달이 빠른 아이들에게 치일까, 선생님 말을 이해하지 못해 수업 방해를 하는 건 아닐까, 선생님이 힘들어 준이를 미워하면 어쩌나 수많은 걱정을 해 온 아이였다. 그런데 이제 형아라고 우쭐대며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는 준이에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보리의 몸에 거품질을 하다 수경은 보리의 배꼽을 보며 말했다.

“우리 보리 배꼽. 아기 때 이만큼 컸었다?”

수경이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큼의 원을 손가락으로 만들어 보리에게 보여주었다.

“지금은 이렇게 쪼그만데?”

“아기 때 배꼽이 살짝 튀어나와서 병원에 가서 치료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요렇게 예쁜 배꼽이 되었네. 엄마 그때 걱정 많이 했었는데....”

보리는 태어났을 때, 배꼽 탈장인 상태였고 시간이 지난 지금에야 그것이 대수롭지 않은 일인 줄 알게 되었지만 처음 엄마가 되었을 때는 아이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근심으로 여기고 불안해했었다.

“너희들 그거 알아? 보리와 준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우리 모두 배꼽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맛있는 걸 먹으면 배꼽으로 연결된 줄로 너희들 뱃속으로 들어갔단다. 세상으로 나오면 더 이상 그 줄이 필요 없어져서 의사 선생님께서 싹둑 자르셨는데 이 배꼽은 그 줄을 자른 흔적이란다.”

준이와 보리가 자신의 배꼽과 수경의 배꼽을 만졌다.

“줄을 왜 잘랐어?”

보리가 질문했다.

“응. 이제 세상 밖으로 아기들이 나왔으니 아기가 입으로 우유도 마실 수 있고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어서 필요가 없는 거야. 그래서 의사 선생님이 잘라 주셨지.”

둘은 수경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었다.

“그래서 이 배꼽을 볼 때마다 꼭 기억해~ 이건 엄마와 너희들이 연결된 버튼이야.”

“버튼?”

보리가 엄마의 말에 궁금한 듯 수경을 보며 말했다.

“우리가 이 배꼽으로 연결되어 있었잖아? 그래서 줄은 없지만 우리는 마음으로 말하고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지.”

수경이 자신의 배꼽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말했다.

“준이야, 보리야 엄마가 너무너무 사랑해. 엄마에겐 보리와 준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란다.”

수경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배꼽에서 준이와 보리의 배꼽으로 그 메시지가 들어가는 시늉을 했다.

“자, 이렇게 배꼽을 누르면서 입으로 말하거나 생각하면 이 말이 이렇게 보리와 준이의 배꼽으로 들어가 우리 몸속에 가득가득 채워진단다. 그동안 엄마가 너희들을 사랑한다는 이야기, 너희들이 최고라는 이야기를 배꼽 버튼 눌러 많이 이야기했는데 알고 있었어?”

둘은 고개를 저었다.

“너희들이 듣지 못했어도 너희들 몸속 가득히 엄마의 말이 가득 채워져 있단다. 엄마가 날마다 보리 준이를 많이 사랑한다고, 너희들은 엄마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전달했어. 보리 준이도 혼자이거나 엄마 생각이 나면 배꼽 버튼을 누르고 엄마에게 소중한 말 전달해줘. 엄마의 배꼽으로 너희들 말이 흘러 들어와 엄마의 몸속에도 가득 채워지면 엄마가 아프거나 힘들 때에 채워진 사랑 먹고 힘을 낼 수 있을 거야. 엄마가 너희들 곁에 없을 때에도 엄마는 사랑한다는 말, 너희들을 지켜보고 응원한다는 말 계속 보내 줄 거야.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보리, 준이, 엄마만의 비밀이야. 멋지지?”

아이들은 자신들의 배꼽을 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 사랑해.”

보리가 자신의 배꼽을 누르며 말했다. 수경은 보리가 그 말을 마치자 보리의 배꼽에서 그 메시지가 나와 자신의 배꼽으로 쏙 들어가는 손동작을 했다. 그리고 배꼽으로 들어간 메시지가 손을 오그렸다 펴면서 온 몸으로 퍼지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머리에서 가슴으로 흘러 내려오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와! 우리 보리가 엄마를 정말 많이 사랑하는구나. 우리 보리 사랑이 엄마의 온몸으로 흘러 들어와 엄마의 몸은 온통 행복과 기쁨으로 가득 찼어.”

준이도 배꼽을 누르며 말했다.

“엄마. 사랑해.”

수경은 보리의 메시지처럼 똑같은 시늉을 보이며 준이에게 너무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엄마 아가들이 사랑의 메시지를 엄마의 보내주어 몸속 가득 행복한 기분이 넘쳐서 춤을 추고 싶은데? 울라울라 울라울라.”

수경이 일부러 바보 같은 얼굴 표정을 지으며 우스꽝스럽게 춤추자 아이들이 까르르 웃었다. 그리고 연신 자신들의 배꼽을 누르며 말한다.

“엄마, 사랑해. 엄마 사랑해.”

수경은 머리까지 흔들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울라울라 울라울라.”

아이들은 즐거워하며 엄마를 껴안았다.

“아이고 이제 그만. 엄마가 춤을 너무 많이 췄나 봐. 땀이 나서 씻어야겠어.”

그녀는 욕조 속에 있는 물로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이 순간만큼은 울컥 터져 나오는 눈물보다 웃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렇게 아무 걱정 없이 엄마와 함께 웃었던 기억만을 전해주고 싶었다. 너무 행복해도 눈물이 난다는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았기에 수경은 젖은 눈을 씻고 또 씻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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